낮에는 업무와 밤에는 각종 뉴스에 치여서 정작 본인을 잊고 살았다면 이번 연휴에는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있다. 영화를 보면서 정신없이 웃지만 생각할 수 있는 영화 세편을 소개한다.

지금까지의 아이언맨은 잊어라. 아이언맨3는 정신없는 전개 속에 철학적인 의문이 숨어있는 영화다.
아이언맨3는 뉴욕 사건의 트라우마로 인해 영웅으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는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혼란을 겪는 사이 최악의 테러리스트 만다린(벤 킹슬리)을 내세운 익스트리미스 집단 AIM이 스타크 저택에 공격을 퍼붓는다. 이 공격으로 그에게 남은 건 망가진 수트 한 벌뿐이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다시 테러의 위험으로부터 세계와 사랑하는 여인(기네스 팰트로)을 지켜내야 하는 동시에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한 가지 물음의 해답도 찾아야만 한다. `과연 그가 아이언맨인가? 수트가 아이언맨인가?` 이 간단한 의문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해당될 것이다.
영화 `고령화가족`은 인생을 포기한 40세 `인모`, 결혼 환승 전문가 35세 `미연`, 총체적 난국 44세 `한모`까지, 나이 값 못하는 삼남매가 평화롭던 엄마 집에 모여 껄끄러운 동거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해일·윤제문·공효진·윤여정·진지희까지 이름만으로도 관객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는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가 고령화가족으로 뭉쳤다. 고령화가족은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예고한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구청 공무원으로 잘 살고 있던 강미나. 하지만 남자친구로부터 차이고, 사고를 쳐 회사로부터 정직을 당한 미나는 아버지의 병환으로 문방구를 떠맡게 되면서 `미나문방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나는 어릴 때부터 꼴도 보기 싫었던 문방구를 통째로 팔아버리려 하는데, 제집처럼 문방구를 드나드는 초딩 단골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는 점점 어린시절 자신의 기억을 되돌아보게 된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