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강국 안방에서 日 방송장비업체들 `4K` 기술 과시

초고선명(UHD) 시대 개막을 앞두고 우리 안방에서 열린 방송영상기자재 전시회에서 일본 업체들이 앞선 4K 기술을 뽐내며 차세대 방송 시장 선점에 나섰다.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된 국내 방송영상 시장을 위한 구체적 지원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14일 제23회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KOBA 2013)는 글로벌 초고선명 방송장비업체의 최신 기술시연장을 방불케했다. 소니코리아, 파나소닉코리아, 캐논코리아 등은 4K 방송장비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4K로 제작한 콘텐츠 및 영상 생중계 시연까지 진행하며 관심을 모았다. 내년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고선명 시험방송이 본격화되면서 차세대 방송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최대 규모의 부스로 참가한 소니코리아는 제작, 편집 등 후반작업까지 아우르는 4K 콘텐츠 제작 워크플로우를 선보였다. `머하웃` `애프터어스` 등 소니의 4K카메라로 촬영한 헐리우드 영화 예고편을 상영해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나소닉코리아도 4K 방송 환경을 위한 `AVC-Ultra` 코덱 플랫폼을 적용한 ENG 카메라와 각종 신제품들이 전시했다.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기회 삼아 점유율을 늘리는데 성공한 파나소닉코리아는 4K 배리캠의 내년 출시를 앞두고 목업제품을 공개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캐논코리아는 `EOS C500`과 함께 4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35mm 풀프레임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EOS-1D C`를 전시했다. 캐논은 CJ E&M 방송부문과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하반기에는 4K 카메라로 촬영한 드라마도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내 업체로는 티브이로직이 올 연말 출시를 앞둔 4K 모니터를 선보이는데 그치는 등 눈에 띄는 활동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우리나라는 방송 수신, 단말기에 해당하는 TV 부문에서는 강국이지만, 제작·편집·송출에 이르는 방송장비 솔루션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글로벌 기업에 뒤지는 상황이다. 최근 픽스트리가 UHD 영상 압축 코덱 기술을 개발해 제품화를 성공한 것이 눈에 띄는 정도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방송장비업체의 경우 모니터나 후반작업 일부분의 틈새장비로 특성화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며 “디지털 방송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초고선명 시장에 대응해 선행 투자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물밑에서 일부 방송사와 케이블업체들이 함께 기술 개발 등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3D TV의 보급이 기대보다 낮고 경기침체로 인해 제품화가 늦어진 면도 있다”고 전했다.

세계 방송장비시장 규모는 올해 307억달러로 우리나라 방송장비시장은 2조25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