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구글의 레퍼런스폰 `넥서스4`가 국내에 곧 출시될 것이라는 기사를 쓴 뒤 여러 독자에게서 “정말 출시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났는데 지금도 출시가 임박했다는 정황만 파악된다. 당장 수일 안에 출시될 수도 있겠지만, “정확한 출시일은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 솔직한 대답이다.

넥서스4 제조사는 LG전자다. 해외에는 이미 지난해 11월 출시됐다.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 정작 국내 소비자에게는 반년이 지나도 공급되지 않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넥서스4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3 미니`도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고, 조만간 공개할 `갤럭시S4 미니` 역시 국내는 출시 계획이 없다. 노키아, 화웨이, ZTE, HTC 등 외산 단말기도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다양한 기기를 사용해 보고 싶은 얼리 어답터나 저렴한 단말기를 쓰려는 소비자가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 등을 통해 우회 구매하는 소비자도 많다.
수요가 있어도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이유는 있다.
제조사는 시장상황에 따른 제품 라인업 전략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통신사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거나 `제조사와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서`라고 해명한다. 제조사 전략도 필요하고, 해명도 일부 타당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넥서스4 등 일부 단말기는 해외와 동시에 국내에 출시했다면 반향이 있었을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제조사와 통신사가 결정하는 폐쇄적인 국내 단말기 유통환경이 아니었다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지 않았을 것이다.
마침 정부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기본 방향은 이용자 차별해소와 단말 유통구조 건전화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단말기 공급구조의 근본적인 개선도 고민해야 한다. 지난해 5월부터 시행한 단말기 자급제가 영향력이 없는 이유도 단말 공급구조를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값싸고 질 좋은 단말기 공급도 가계 통신비 인하의 대안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