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DBM-4000F(이하 미라클)는 다본다가 내놓은 2채널 블랙박스다. 4인치 와이드 LCD를 달았고 전방 풀HD, 후방 HD 해상도로 최고 화질을 구현해냈다. 전후방 카메라 모두 모션 감지를 할 수 있고 화면 분할과 운전자 편의 기능까지 곁들였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확인해봤다.
◇블랙박스야 디지털 카메라야=제품을 처음 접한 느낌은 디지털카메라 같다는 것이다. 손에 쥐어 봐도 카메라 느낌이 물씬 풍긴다. 색상은 블랙이지만 렌즈 부위에 붉은 테두리를 둘러 멋을 냈다. 유광 처리를 해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렌즈 위에는 전방 시큐리티 LED를 달았다. 시큐리티 LED는 주행 도중이나 주차하면 0.5초 간격으로 점멸한다. 다른 운전자나 차량 근처 사람에게 주의를 주는 동시에 사고가 나면 쉽게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LED 점멸 색상은 블루와 화이트, 블루&화이트 3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다. 점멸 속도도 조절할 수 있다.
뒷면 디자인은 심플하다. 4인치 터치 LCD가 시원스럽다. 화면이 큰 덕에 메뉴 조작도 쉽다. 여느 블랙박스에 있는 메뉴나 기능 조작 버튼도 없다. 외장 GPS와 녹화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창만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다.
상단에는 전원과 후방 카메라, 외장 GPS, 비디오 아웃 단자가 있다. 측면에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달았다. 발열을 고려해 측면과 뒷면에는 통풍구를 배치했다.
처음 제품을 연결하면 프리뷰 화면이 나타난다. 메뉴를 터치하면 녹화 시작이나 영상 재생 포맷, 시스템 환경 설정 같은 메뉴를 터치로 고를 수 있다.
거치대도 특이하다. 다른 제품과 달리 카메라 렌즈 쪽에 제품을 연결해서 장착하는 구조다. 상단에 있는 별도 연결 홈에 맞춰 넣으면 정확하게 고정할 수 있다. 후방 카메라는 거치대 테이프를 없앤 다음 차량 뒷 유리 등 원하는 위치에 장착하면 된다.
◇ 후방 카메라도 HD급, 모션감지까지=미라클 카메라 해상도는 전방 1920×1080 풀HD, 후방은 1280×720 HD다. 이미지 센서도 전방 카메라의 경우 소니 240만 화소 CMOS 센서인 IMX122를, 후방은 200만 화소짜리 앱티나 MT9D111이다. 소니 이미지 센서는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 등 고해상도 제품에 흔히 쓰인다.
눈길을 끄는 건 후방 카메라에도 HD 해상도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보통 2채널 블랙박스를 보면 후방 카메라는 640×480 VGA급이나 그 이하가 많다. 이 정도면 실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녹화 영상만으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미라클은 후방 카메라도 HD 해상도를 지원해 좀더 자세한 후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후방 카메라만으로도 차량 번호를 인식할 수 있는 것. 후방 카메라에 모션 감지 기능을 더한 것도 눈길을 끈다. 모션 감지란 움직임을 감지하면 알아서 녹화를 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제껏 블랙박스에는 주로 전방 카메라에만 있던 기능이지만 미라클은 후방에도 이 기능을 이식했다.
보통 후방이나 후방 좌우측에서는 다른 운전자가 사고를 낸다. 후방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야 정확한 사고 전후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렌즈 화각도 준수하다. 전방은 133도, 후방 120도다.
블랙박스 작동 상태를 쉽게 알려주는 음성 안내 기능도 갖췄다. 녹화 시작이나 종료는 물론 주차 모드 변경과 GPS 변경 등 갖은 상황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저장장치인 마이크로SD 카드는 2GB에서 32GB까지 지원한다. 영상 포맷은 고화질 저용량 압축 코덱인 H.264를 이용한다. 가변 프레임 저장 방식을 써서 32GB 용량 기준으로 11시간까지 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
또 메모리 포맷 기능까지 더해 PC 없이도 자체 포맷을 할 수 있다. 블랙박스를 사용할 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포맷을 해주는 게 좋다. 미라클은 SD포맷 스케줄 알람 기능도 지원한다. 포맷 알람 주기를 7일에서 10, 15, 20일 단위로 설정할 수 있어 SD카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안전한 사고 영상 녹화를 위해 200mAh짜리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내장했다. 내장 배터리는 교통사고 등으로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도 녹화 영상을 제대로 저장하기 위한 필수품이다.
뜨거운 여름철 차량 내 블랙박스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 기능도 갖췄다. 온도 범위를 설정한 다음 설정 온도가 1분간 지속되면 블랙박스 전원을 저절로 차단한다. 물론 세이프가드 기능이 작동해 전원이 꺼져도 30도 이하가 되면 다시 알아서 전원이 켜진다.
◇ 4인치 LCD 터치스크린 장점 모두 담았다=미라클의 가장 큰 장점은 4인치 와이드 터치 LCD다. 해상도 800×480에 광시야각을 지원한다. 덕분에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LCD가 없는 제품은 내비게이션 등 영상 재생 장치에 연결하거나 메모리를 빼내 스마트폰에서 따로 확인을 해야 하는 등 불편한 게 사실이다. LCD를 달면 사고 영상을 바로 볼 수 있어 시시비비를 빨리 가릴 수 있다.
다른 장점도 많다. 터치 방식이어서 불필요한 조작 버튼이 사라졌다. 메뉴나 기능 설정도 직관적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직접 눈으로 보고 터치만 해도 어렵지 않게 환경을 설정할 수 있다.
또 주행 녹화 중 LCD 화면을 통해 전후방 화면을 분할, 동시에 볼 수 있는 PIP 기능도 탑재했다. PIP 화면은 상하좌우로 드래그하면 원하는 위치로 바꿀 수 있다. 화면 크기도 4인치로 넉넉해 PIP 화면을 좀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녹화 모드도 다양하다. 상시 녹화는 주행 중 모든 영상을 1분 단위로 촬영해서 상시녹화 폴더에 저장한다. 상시 녹화 외에도 이벤트와 주차 등 상황에 따라 자동 혹은 수동으로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주차 자동 모션 모드 기능을 제공해 충격 감지 센서가 충격이 없다고 판단하면 알아서 모션 모드 상태로 진입한다. 5분에서 20분까지 진입 시간을 바꿀 수도 있어 편하다.
절전모드는 설정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LCD 화면을 꺼주는 기능. 15, 20, 30초 등 초 단위로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절전모드 중 LCD를 터치하면 곧바로 화면을 다시 켤 수 있다.
그 밖에 전용PC뷰어를 이용하면 녹화한 전후방 영상을 동시에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외장 GPS를 연결했다면 차량 움직임에 따라 맵 위치가 바뀌면서 좀더 자세하게 운행 기록을 확인할 수도 있다.
◇ 이버즈 총평 | 一世之雄 =미라클은 4언치 터치 LCD를 탑재했다. 전방 풀HD 카메라 뿐 아니라 후방 카메라에도 HD 해상도와 모션 감지까지 더했다. 2채널 블랙박스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사고가 발생하면 시비를 제대로 가리기 위해서다. 미라클은 후방에도 HD급 이상 해상도를 지원하는 200만 화소 센서를 더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음성 지원 같은 편의성은 물론 SD포맷스케줄, 세이프가드 등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것도 눈길을 끈다. 거치대를 카메라 렌즈 부위에 편리하게 탈부착할 수 있게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조사가 간과하기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최적화한 메뉴와 아이콘 배치, 날짜나 시간, 자동차 배터리 전압까지 표시해주는 상태바까지 기존 블랙박스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이런 점에서 그 시대에 대적할 사람이 없다는 ‘일세지웅(一世之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