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약정기간이 종료된 가입자에게 보조금 대신 데이터와 음성 사용량을 듬뿍 얹어주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 약정이 끝나면 보조금을 쫓아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는 가입자를 붙잡아두기 위한 전략이다.
LG유플러스도 장기 가입자를 위한 서비스 강화 프로그램을 이달 중 내놓을 예정이다.
보조금으로 타사 약정만료 가입자를 빼앗아오는 대신 서비스 혜택을 강화하면서 기존 가입자를 묶어두기 위한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년차 이상 장기 이용자 대상 기본제공 데이터량 100%(또는 음성 20%) 무료 리필 △기기 변경시 혜택 대폭 강화 △멤버십 할인한도 2만~4만점 무료 리필 등의 장기가입자 우대 정책 `평생고객·무한혜택` 프로그램을 13일부터 시행한다.
가입기간이 2년 이상일 경우 4개월, 3년 이상은 5개월, 4년 이상 가입자는 6개월치 `리필 쿠폰`을 받는다. 예를 들어 가입기간 2년이 된 LTE 62요금제 가입자는 월 기본 데이터 5GB를 모두 소진한 이후에 리필하면 데이터 5GB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데이터 4GB 이용 후 잔여 1GB상태에서 리필해도 데이터5GB가 새롭게 채워져 총 잔여 데이터량이 6GB가 된다. 이용 가능 횟수는 가입기간이 길수록 6회까지 늘어난다. 횟수가 늘면 쿠폰량이 더 는다.
SK텔레콤 최초 가입시점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요금제를 바꿔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2년 넘게 피처폰을 사용한 가입자가 스마트폰으로 바꾸면 해당 요금제에 맞는 리필 쿠폰을 제공한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착한 기변 2.0` 이라고 불러도 좋다”며 변화를 예고한 `뉴 착한기변` 프로그램은 18개월 이상 장기가입자가 단말 구입 시 1회성으로 신규가입자가 제공받던 기존 혜택 범위를 대폭 늘렸다.
`뉴 착한기변`을 이용하면 최대 27만원의 단말기 할인 혜택을 유지하면서 △데이터 리필 쿠폰 2장 제공 △매월 마지막 수요일 외식·영화 반값 행사(빕스·미스터피자·메가박스 50% 할인) △공식인증대리점 이용 시 7만원 상당 액세서리 선물세트 증정 △단말 분실보험 가입 시 보험료 50% 6개월간 지원 등이 포함됐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은 “기존 고객 우대 정책의 획기적인 혁신을 통해 1200만 규모의 장기 이용 고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가 다양한 요금제와 혜택을 자세히 안내받고 합리적으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2800개 공식 인증 대리점을 통해 `우리가족 착한 통신비` 컨설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장기 가입자 우대 혜택을 담은 `유플러스 진심케어 프로그램`을 빠르면 이달 내놓을 계획이다. 장기 가입자 기기변경 시 할인권을 제공하고 요금을 깎아주는 등 SK텔레콤의 프로그램과 방향이 유사하다. 장기 가입자를 위한 전담 상담창구도 운영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KT 역시 장기 가입자 대상 서비스 확대 시행이 예상된다.
무제한 요금제·서비스 추가 제공 등 경쟁이 가열되면서 시장에 풀리는 보조금 규모는 자연스레 일정 수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형희 SK텔레콤 부사장은 “보조금을 줄이지 않으면 실행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