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TV 업계가 경쟁적으로 자동콘텐츠인식(ACR) 기술 도입에 나섰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와 손잡고 시범사업에 뛰어든 업체가 확인되는 등 스마트TV를 위한 ACR 적용 프로그램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ACR는 사용자 검색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스마트TV 확산에 현격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일본 소니·파나소닉 등이 스마트TV에 ACR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확인되지 않지만, 각 사는 방송사 등과 손잡고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CR는 사용자 지시로 동영상에서 사람·사물·장소 등 이미지뿐만 아니라 소리를 검색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의 스마트TV가 특정 인물이 나오는 영화 정도만을 검색한다면, ACR기술을 채택하면 영화에서 특정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을 찾을 수 있다. 이는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로 이어진다. 사람·소리 등 콘텐츠를 찾는 것이 사전 입력 데이터 값 검색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데이터 값과 연결된 데이터베이스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시청자가 인물 검색 후 입고 있는 옷 정보를 확인해 구매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배경이 된 장소 정보로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ACR는 고객 맞춤 서비스 수준도 한 단계 높인다. 현재의 스마트TV는 사용자가 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 정도만을 찾아주는데 앞으로는 사용자 세부 취향을 파악해 제공할 수 있다. 양방향 방송이 가능해지며 이는 다른 스마트기기와 연결해 이용하는 `세컨드 스크린(Second Screen)` 서비스로도 확대된다.
임태범 전자부품연구원 디지털미디어연구센터장은 “스마트TV는 기능이 많지만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며 “ACR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과 연결돼 다양한 콘텐츠 검색과 활용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CR 적용 서비스 확산을 위해서는 참여 기업 간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김경순 마크애니 미디어솔루션사업본부장은 “현 시스템에서는 ACR로 찾아야 하는 데이터를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며 “제조사와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의 역할 분담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서비스기 때문에 관심이 클 수 있지만 제조사와 프로그램 제작사에게 비용과 수익 배분은 또 다른 문제소지가 있다”며 “이것을 얼마나 원활하게 해결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스마트TV 확산에 나서고자 하는 TV제조사와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프로그램 제작사 의지가 맞아떨어진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ACR 활용 서비스 구현 가능성도 내다봤다.
◆용어설명:자동콘텐츠인식(ACR·Automatic Content Recognition)=사용자가 원하는 영상·음성 등 콘텐츠를 찾는 기술. 동영상 등에 사전 입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 고유의 식별 값을 추출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콘텐츠 특장점을 비교해 식별하는 핑거프린팅 기술과 눈으로는 식별되지 않는 정보로 검출하는 워터마킹 기술이 활용된다.
【표】스마트TV 시장 전망(단위:천대)
※자료:디스플레이서치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