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기술 어디까지 왔나
무선충전기술은 이미 약 100년 전 소개된 기술이다. 크로아티아 출신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는 무선으로 전력을 보내기 위해 전자기파 방식을 시도한 바 있다.
무선충전은 자기 유도 방식, 자기 공명 방식, 전자기파 방식의 무선전력전송 기술로 나뉜다. 이 중 지금까지 주로 시도된 기술은 자기 유도 방식과 전자기파 방식이다. 2000년대 들어 앞선 두 기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자기 공명 방식이 소개되며 무선충전기술 개발 속도는 빨라졌다.
◇자기 유도 방식
전력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그 자기장의 영향으로 수신부 코일에서 전기가 유도되는 전자기 유도 원리를 이용한 방식이다. 자기 유도 방식은 이미 1800년대 후반부터 전기 모터나 변압기 등에 적용됐다. 최근에는 교통카드에 주로 사용되는 전자태그(RFID)나 전동 칫솔 충전기 등에 응용된다.
자기 유도 방식은 전력 전송 효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cm 이상 떨어지거나 송신 코일과 수신 코일의 중심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전력 전송 효율이 급격히 저하된다.
◇전자기파 방식
송신부에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면 수신부에서는 안테나와 정류기를 조합한 렉테나(Rectenna)를 이용해 전자기파를 수신한 후 전력으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온도·습도 센서와 같이 낮은 전력을 사용하는 일부 소형 센서에서도 전자기파 방식 무선전력전송이 활용된다. 이동통신은 대표적인 응용 사례다.
전자기파 방식은 수십km 이상 멀리 떨어진 곳에도 수십kW 이상의 높은 전력을 송신할 수 있다. 송전탑 대체 또는 우주태양광 발전(SSPS, Space Solar Power System) 등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국 나사(NASA)는 이미 1970년대에 30kW의 전력을 1.4km 떨어진 곳에 전송하는 실험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전자기파 방식은 전력 상당 부분이 전송되는 도중 사방으로 사라져 효율이 매우 낮고 인체에 해롭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전기장과 자기장을 동시에 발생시켜 에너지를 공기 중에 방사하는 전자기파 방식의 특성 때문이다. 또 각국 전자파 규제를 충족시키려면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대략 1W 수준의 전력 전송이 한계다.
◇자기 공명 방식
지난 2007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마린 솔랴시치 교수 연구팀에 의해 첫 구현된 방식이다. 당시 연구진은 2.4m 떨어진 60W 전구에 불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여러 다양한 소리굽쇠 중에 하나를 두드리면 동일 고유 진동수를 가진 소리굽쇠만 함께 진동하는 물리적 현상에 착안했다. 송신부 코일에서 공진 주파수로 진동하는 자기장을 생성해 동일한 공진 주파수로 설계된 수신부 코일에만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전달되도록 한 기술이다.
자기 공명 방식은 1m가량 떨어진 곳에서 약 90%의 효율, 2m 떨어진 곳에서 약 40%의 효율로 전력 전송이 가능하다. 수신부 코일에 흡수되지 않은 에너지는 공기 중으로 방사돼 소멸되지 않고 송신부 코일에 다시 흡수된다. 또 송수신부 사이에 벽 등 장애물이 있어도 문제없이 전송된다. 또한 전자기파 방식과 달리 인체에 거의 흡수되지 않는 자기장을 이용함으로써 인체 유해성도 해소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