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변화를 일으킬 전기(轉機)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 특유의 전기(傳記)가 있어야 한다. 한 개인의 고유한 전기는 세상과의 부단한 접촉을 통한 에너지 충전(充電)이 전제되어야 비로소 탄생되는 작품이다. 세상을 획기적으로 뒤집을 전기와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충전이 필요하고 충전된 에너지는 급속도로 감전(感電)되어 역사적 전기(轉機)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하나의 스토리로 축적되어 한 인간의 전기(傳記)가 탄생하는 것이다. 전기에는 그 사람 특유의 철학과 열정과 혼이 녹아있다. 전기를 창작한 사람은 그 사람만의 고유한 사전(辭典)을 갖고 있다. 그 사전에는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일반적인 뜻풀이가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체험적으로 깨달은 노하우에 열정이 가미되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기만의 인생사전이 탄생되는 것이다. 전공 분야별 개론서에 등장하는 각종 개념에 대한 정의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다. 국어사전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개론서나 국어사전에 등장하는 특정 개념에 대한 뜻풀이는 논리적 정의다. 논리적 정의는 가슴으로 느낀 주관적 정의가 아니라 머리로 생각해서 논리적으로 재단한 객관적 정의다. 주관적(主觀的) 정의에는 주인(主人)의 관점(觀點)이 들어 있고 객관적(客觀的) 정의에는 손님(客)의 관점(觀點)이 들어 있다. 객관이 주관을 지배하는 세상, 그래서 객관은 주관보다 힘이 세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객관보다 주관이다. 객관적 정의는 주로 논리적 설명을 근간으로 사람들의 머리에 호소하지만, 주관적 정의는 주로 감성적 설득을 근간으로 사람들의 가슴에 호소한다. 논리적 설명으로 이해는 되지만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논리적 설명에 머리로 이해를 하고 동감은 하지만 공감은 되지 않는다. 소통의 기본은 감성적 설득으로 주관적 공감을 구하는 데 있다. 주관적인 동물인 인간이 객관적인 설명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우선 주관과 주관이 만나 가슴으로 와 닿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공감 없는 동감은 강압적 권위나 지시로 이루어지기에 설득력을 상실하고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의미를 설명하면 골 때리지만 의미를 설득하면 심장에 와 닿아서 의미심장해진다. 세상의 모든 개념을 머리로 정의하기 이전에 가슴으로 느낀 감성 사전, 나만의 인생사전을 만들어보라.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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