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항공기 자체 설계, 제작 시대 열렸다

우리나라가 민간 항공기를 자체 설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항공기 설계·제작도 `메이드 인 코리아`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등록 민간 항공기는 599대인데 전량 해외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핵심 장비인 엔진과 조종석 디지털 전자항법장치는 여전히 대부분 외산이어서 아쉬움을 줬다. 정부는 점차 이들 핵심 장비를 점차 국산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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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온 비행사진.

국토교통부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민간 4인승 항공기 `KC-100(일명 나라온)`의 형식인증을 완료하고 형식 증명서를 발급했다고 25일 밝혔다.

형식인증(Type Certification)은 항공기 설계와 제작이 국토부 고시 항공기기술기준에 적합한 지를 △도면 검토 △공학적 해석 △부품 시험 △항공기 지상시험 △비행 시험 등으로 검증하는 것이다.

나라온은 △전자장비 낙뢰시험 △전자기장 영향평가 등을 포함해 비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 단계까지 총 557회 비행시험을 수행했다. 인증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인증 과정에 한·미간 항공안전협정 체결 확대 일환으로 세계 최고 권위 항공기 인증기관인 미 연방항공청(FAA) 소속 인증전문가 17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총 33회 방한해 우리나라 항공기 인증 체계 전반에 대해 평가했다.

국내 첫 형식인증을 받은 민간항공기 나라온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첫 보급형 항공기다. 그동안 `반디호` `창공` 등 실험용 비행기가 개발됐지만 안전기준에 적합한 인증을 받은 보급용 비행기는 나라온이 처음이다. 3213개 부품으로 이뤄졌다. 최대 이륙중량은 1633kg, 4인승 단발 피스톤 프로펠러기를 달았다. 최고속도는 시간당 389km, 최대 비행거리는 1850km다. 1회 연료 주입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전역, 대만 및 중국 중부내륙 지역까지 비행할 수 있다. 최첨단 복합소재를 사용해 경량화했고 엔진에 첨단 전자조절장치를 장착했다. 조종실에는 디지털 최신식 전자항법장비를 달아 비행 안전성을 높였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번 형식인증으로 그동안 항공기를 해외에서 수입, 운용하던 국가에서 항공기 생산 및 수출 국가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형식인증에 이어 연말까지 나라온 양산체계 평가를 마칠 예정이다. 또 지난 2008년 2월 미국과 맺은 부품급 항공안전협정 범위를 소형항공기급으로 확대, 체결할 방침이다. 세종=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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