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 A to Z]<14>명품 조선해양국가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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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산업은 1973년 선진국 규모 시설을 구비하고 선박을 건조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 40년간 국가 기반산업으로 육성됐다. 때로는 노사분규와 원화 절상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성장이 지체된 적도 있다. 이후 꾸준한 기술개발과 지속적인 수주 노력으로 2003년 조선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3대 지표인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11년 수출 566억 달러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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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계 경기 불황 속에 지난해부터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HS코드 품목분류 기준으로 지난해 수출은 378억 달러로 떨어졌다. 그 사이 중국이 392억 달러를 기록해 수출액 기준 세계 조선 1, 2위 순위가 바뀌었다. 조선·해운 정보업체 클락슨에 의하면 지난 1월 국내 조선업계 수주액은 18억7600만달러로 중국의 18억1800만 달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수주 선박 수는 중국이 58척으로 한국의 20척을 크게 웃돌았다.

국내 조선소가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앞선 결과지만 이 부분 또한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 오는 실정이다. 2012년 관세청 자료를 보면 국내 조선 산업 선박 수출이 382억 달러로 10대 수출품목 4위를 차지했다. 2011년 1위에서 세 단계 하락했지만 조선산업은 여전히 국가 주력산업이다.

조선산업 특성상 전후방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여전히 조선산업은 미래의 중요한 먹거리 중 하나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오히려 지금을 투자의 적기로 봐야 하는 이유다.

최근 조선기술의 메가트렌드는 친환경과 에너지절감 기술로 축약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부터 새로 건조하는 배에 선박제조연비지수(EEDI) 채택을 의무화했다. 수중환경 보호와 대기오염 방지 규제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환경 보호 기술은 우리 조선산업이 세계 시장을 계속 주도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이다. 실제로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들의 요구가 에너지 절감기술에 집중되고 있다. 선주들은 기존 선박 가격과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절감을 원한다. 여기에 신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맞춰 국내 대형 조선소는 에너지 절감 기술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추력날개, 세이버 핀, 전류고정날개 등이 대표적이다. 몇 년 사이 문제도 드러났다. 국내 중소 조선소의 경쟁력은 연구비와 개발인력 부족으로 인해 뒤처지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중소 조선소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우리나라가 조선산업에서 글로벌 리더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제규제를 극복하고 청정 환경 유지를 위한 그린십 핵심 기술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 조선소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인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해야 한다. 중소 조선소의 기술 경쟁력 제고와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정부의 폭넓은 지원도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 그 동안 축적된 건조기술과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국내 건조 기술력과 40여년의 건조 경험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지금의 능력을 바탕으로 그린십 기술 개발과 더불어 미래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명품 조선해양 국가로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강원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조선 PD kws181@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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