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니아 김 대리는 오늘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 출발선 앞에서 김 대리는 스마트 안경에 비친 오늘의 경로를 훑어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안경에는 오늘의 날씨와 시계를 통해 측정된 맥박수와 컨디션이 표시된다. 대회에 참가한 사람 중 작년 대회 1등, 3등을 한 경쟁자의 얼굴과 프로필을 검색한 후 이리저리 둘러보다 등번호 33번과 21번을 단 작년 우승자를 찾을 수 있었다.”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겸직교수가 쓴 `포스트 스마트폰, 경계의 붕괴>(위즈덤하우스 펴냄`가 내다본 가까운 미래의 생활상이다. 김 교수가 예상한 새 세상의 핵심은 모든 사물에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되는 것이다. 사물들이 실시간으로 접속(on)되어 사람을 피드백하는 세상, IoT(Internet Of Things)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IoT 시대의 핵심 기술은 3가지로 압축된다. 사물 주변의 환경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센서 기술과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를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서버로 보내는 통신 기술,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기능을 수행해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 인터페이스이다. 즉, 사물통신에 맞는 플랫폼이 요구된다.
김지현 교수는 “승자독식의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지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생태계를 구축하면 10년 넘게 상당한 수익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 주장하듯이 이제 경계는 갈수록 더 붕괴될 것이다. 그 경계란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 사업과 사업의 경계, 두뇌와 디지털의 경계, 현실과 가상과 환상의 경계, 시간과 공간과 관계의 경계 등 무궁무진하다. 이 경계의 붕괴 시대에 정신까지 붕괴되며 이용당하느냐, 능동적으로 이용하고 제어하면서 초인류가 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다. 문제는 먼 산 바라보듯이 IoT 세상을 기다리다가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은 글로벌뿐만 아니라 한국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여, 어려운 ICT 기술 이야기나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약 3년 이후의 근 미래에 대한 변화상을 기술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힌다. ICT 이외의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에게도 미래 패러다임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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