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기업이 보유한 개인정보 통제 강화해야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사람에게 그 만큼 명예가 중요하다는 뜻이리라. 본인이 죽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데 이름이 남는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평가와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이나 기록에 남는다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 같다. 결국 다른 사람의 기억에 남는 평가를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스스로를 널리 알리고 좋은 평판을 받을 수 있게 행동하게 되는 것이 명예를 높이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내가 한 좋은 일에 대한 정보는 널리 알리려 노력하고 오해 소지가 있거나 평판이 나빠질 우려가 있는 정보는 가능한 한 알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명예를 높이는 방법이 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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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름은 본래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정보를 널리 알리려 하고 한편으로는 널리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일면 모순돼 보이기도 한다. 현대에도 개인정보는 기업 마케팅과 범죄행위나 범죄 수사에 매우 유용한 정보다. 기업은 개인 관련 정보 수집에 많은 자금과 노력을 기울이며 범죄 수사에서 CCTV 자료, 통화기록 등의 개인 관련 정보는 필수적인 자료다. 반면에 사생활 침해 행위가 늘어나 사생활 보호 요구는 더욱 커졌다. 결국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정보보호와 수집 간에 적절하게 균형 잡는 것이 관건이다.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정보전달 수단의 발전과 관계가 깊다. 대량인쇄술이 나와 인쇄물이 대량으로 배포되면서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최근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욱 큰 문제로 떠올랐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사생활 침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연일 신상 털기나 파파라치의 유명인 사생활 사진이 보도되면서 사생활 보호 목소리가 높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극악한 범죄가 보도되고 수사기관의 무능을 질타하는 한편으로 수사기관에 광범위한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부 기업은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수집 분석해 광고수입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나친 개인정보 이용제한으로 우리 기업의 성장기회를 놓쳤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개인정보보호와 이용의 양 측면을 고려해 개인정보 이용범위와 방법 등을 세밀하게 규정하고 양 쪽의 이익을 적절하게 균형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균형점은 정보통신 기술 발전과 사회적 인식에 기초하기 때문에 이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화해야 한다. 최근 개인정보 관련 법제도는 많은 변화를 통해 발전하고 있으나 앞으로도 더욱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과거 개인정보 규제는 수집단계 규제에 중점을 뒀다. 요즘 보관 이용단계 규제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정보통신 네트워크에서 개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본인 동의 여부를 떠나 많은 개인정보가 네트워크에서 유통 수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최근 빅데이터 처리기술이 발달해 네트워크에서 개인정보를 추출하기가 더욱 쉬워졌다.

대규모 정보처리 능력을 가진 기업이나 기관은 대규모 개인정보를 가질 수 있다. 잘 활용하면 기업이나 기관이 수행하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으로 개인정보를 자칫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활용하면 관련된 개인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다. 기업이나 기관이 보유한 개인정보 운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할 이유다. 외부 통제도 중요하지만 내부에서의 엄격한 운용통제가 선행돼야 한다.

김원식 법무법인 세종 고문 wskimmic@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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