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10억 R&D 투자 광주 `한국알프스`를 가다

봄비가 촉촉히 내린 23일 오전. 광주 하남산단에 위치한 글로벌기업 한국알프스는 강운태 광주시장과 가타오카 마사타카 알프스전기 회장 등 100여명의 손님을 맞느라 분주했다. 평소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외부 개방을 극도로 꺼렸던 분위기와 달리 이날만큼은 들뜬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한국알프스는 110억원의 R&D 예산을 들인 최첨단 연구소 개관식을 가졌다. 지난해 말 11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 연구소는 지상 3층 규모(3505㎡)로 1층 생산동과 2층 연구동, 3층 개발제품 평가동으로 나눠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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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태 광주광역시장(왼쪽 두번째)과 가타오카 마사타카 알프스전기회장(가운데) 등이 차량용전장제품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행사는 광주 최초 외국인투자기업인 한국알프스가 대규모 R&D 투자를 단행한 사례라 관심을 모았다. 이 연구소는 일본 본사가 사실상 광주를 `차량용 텔레매틱스 아시아 전진기지`로 삼은 상징적 시설이다. 핵심 R&D 기능과 연구인력이 광주에 상주하면서 미래시장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가고 있다.

이날 행사를 위해 가타오카 마사타카 알프스전기 회장은 바쁜 일정을 쪼개 광주를 직접 찾았다. 그룹사 매출만 7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 회장이 광주를 찾은 이유는 차량용 전장산업의 가능성이 그 어느 곳보다 높다는 판단에서다.

파워윈도 스위치를 생산하는 한국알프스의 셀라인은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아우디, 볼보, 폴크스바겐, 닛산,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전장부품을 납품하는 이곳에만 600여명의 생산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제조공정이 꼼꼼한 수작업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생산인력 대부분은 여성이다.

제품설계실에는 100여명의 직원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금형설계, 제품디자인에 집중했다.

연구인력도 대폭 보강했다. 컴퓨터 주변기기, 컴포넌트, 고주파 통신부품 등 기존 100명의 연구인력 외에 50여명의 R&D 전담인력을 충원했다. 1500여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10%인 150명이 R&D를 전담하는 셈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한국알프스가 대규모 R&D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신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자동차 전장 제품과 도어모듈, 홈모바일, 파워미터 스위치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10분 거리에 위치한 기아자동차와의 파트너십 강화와 시장 선점도 주요 배경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호남권 대표공약인 기아차 광주공장 연 100만대 생산이 실현되면 자동차 전장 분야의 수요도 크게 늘 전망이다.

또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 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를 고르려는 이유도 한몫했다.

지난해 3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한국알프스는 올해 전폭적인 R&D 투자를 발판 삼아 40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가타오카 회장은 “일본기업은 중국과 동남아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이들 국가의 인건비가 상승해 한국도 새로운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다”며 “정보가전을 비롯해 자동차를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광주를 차량용 전장제품의 `아시아 전진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광주 외투 1호기업인 한국알프스는 지난 1987년 광주공장을 설립한 후 소니, 도요타, 볼보 등 다국적 기업과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광주의 대표기업”이라며 “그린카, 수소에너지차, 클린디젤 등 미래먹거리 창출을 통해 광주를 수출선도형 생산도시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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