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블루투스 스피커 ‘헤드폰 벗어도 좋다’

카세트테이프와 라디오, LP 이것들의 공통분모는? 아날로그 세대의 귀를 즐겁게 해줬던 추억의 단어다. 카세트테이프와 LP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희귀 존재에 가깝다. 방송이라는 특성상 매체로서 끈을 유지하고 있는 라디오와 달리 디지털 기기가 대체하면서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거실에 떡하니 자리 잡은 2채널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박력 사운드에 귀 기울이던 그 시절이 그립다.

MP3 파일로 대체된 카세트테이프와 LP의 추억이 스마트폰 대중화로 다시금 거실행 노크를 하고 있다. 아이폰(스마트폰) 거치대를 겸하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옛날 `거실에 떡하니 자리 잡은 우드 마감의 2채널 스피커`가 되기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이 카테고리 스피커도 형태와 크기, 기능 등 쓰임새에서 나날이 개성을 더해가고 있다. 거실에 두고 어릴 적 온 가족이 함께 듣던 음악으로의 추억 여행을 도와 줄 아이폰(스마트폰) 지원 블루투스 스피커 `야마하 TSX-B232`를 샅샅이 훑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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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톱 오디오 시스템 '야마하 TSX-B232'

블루투스 스피커, 아이폰(아이팟)과 찰떡궁합 휴대형 미디어 플레이어 스피커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iPod) 아이팟용 도킹 스피커다. 이것이 아이폰에서 시작된 스마트폰 대중화로 지난해부터 블루투스 스피커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블루투스 통신 기능을 갖췄다는 얘기는 스마트폰과 선 없이 연결되어 사용 가능함을 의미한다. 제품마다 고유의 기능이 탑재되어 있고 음질 또한 차별화를 두기 마련인데 야마하 TSX-B232는 그래서 내 눈에 가장 먼저 띄었다.

그럼 우선 이 제품이 내세우는 블루투스 기능이 무엇인지 알아보면 이렇다. 블루투스는 2.4GHz 대역의 전파를 사용하는 무선 통신 기술이다. 같은 무선 통신 규격인 무선 랜과 속도 비교에서 조금 느린 편이지만 설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무선 랜과 연결하는 와이파이 설정에 적잖이 어려워하던 내 아내가 간단하게 아이폰에 담겨진 음악을 야마하 TSX-B232로 듣는 걸보니 역시 쉽다. 무선으로 연결되기에 거리 제한이 있는데 며칠 써보니 대략 4~5미터 정도는 문제없이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뻥 뚫린 공간이면 최대 10미터까지도 문제 되지 않을 것 같다. 이 제품이 왜 블루투스를 채택했는지 (아이폰은 사용자 손에 쥐어져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니) 생각해 본다면 근거리에서 음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일단 그 점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블루투스는 여러 버전이 있지만 현재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스피커에 많이 쓰이는 것은 2.1+EDR이다. 그리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구입할 때 기억해두면 좋은 것이 프로파일이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음악을 보내는 스마트폰의 프로필이 맞지 않거나 없으면 해당 프로필의 기능을 써먹을 수 없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사용하는 주요 프로필은 A2DP, AVRCP, SCMS-T 정도다. 야마하 TSX-B232는 2.1+EDR 규격과 A2DP, AVRCP 프로필을 지원하고 있다. A2DP는 고음질 음성 데이터를 위한 프로필인데 블루투스 스피커라면 반드시 지원해야하는 항목이다. AVRCP는 오디오 기기 조작을 위한 것으로 즉, 아이폰으로 야마하 TSX-B232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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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하 TSX-B232는 블루투스 지원 스피커다. 선 연결 없이 아이폰에 담겨 있는 음악 파일 재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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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켜면 알아서 야마하 TSX-B232를 찾는다. 스마트폰 쓰는 누구나 연결할 수 있는 쉬움이 블루투스 지원 제품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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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만 선 없이 연결되는 건 아니다. 블루투스 인터페이스를 내장한 노트북 등 모든 모바일 기기와 연결이 가능하다. 스피커 성능이 상대적으로 약한 노트북과 연결하면 소리는 빵빵해진다.

거실에 잘 어울리는 외모 그리고 추억으로의 여행 이제 야마하 TSX-B232 생김새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야마하는 이 제품을 `데스크톱 오디오 시스템`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었다. 예컨대 책상 위에 두거나 거실 TV 옆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거다. 그래서 외모는 제ter>법 잘 뽑아냈다. 내가 고른 제품은 (블랙 색상이 있음에도) 화이트 색상인데 전면과 옆 테두리를 화이트 컬러로 덮고 위쪽은 우드 느낌의 재질로 마감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면 LED 창으로 비치는 각 잡힌 문자들은 멋스럽기까지 하다. 데스크톱 오디오 시스템, 기능과 기능을 제어하는 버튼들은 고급 오디오 기기에 비견될 바 아니지만 제법 그럴싸하다.

그 중에서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CD와 라디오) 기능이 내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녀석들이다. 어디에 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먼지 쌓인 오디오 CD를 감상할 수 있고, 전국 어딘가에 있을 이웃들의 정다운 이야기와 7~80년대 올드 팝에서 `싸이`의 `젠틀맨`까지 디제이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라디오는 존재 자체만으로 내게 행복함을 선사한다.

당신이 애플 아이폰 그리고 아이팟을 가지고 있다면 도킹 기능이 궁금할 것이다. 야마하 TSX-B232는 아이팟 클래식에서 부터 아이팟 터치, 아이폰 거치 및 충전 그리고 음악 재생이 가능한 독(DOCK)을 달았다. 꼽으면 아이폰 특유의 소리를 내면서 충전이 시작되고 그 속에 담겨진 음악 파일 하나를 재생하면 야마하 TSX-B232는 자신이 가진 능력 모두를 발휘해 (여기서는 나) 주인을 그 속으로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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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투스 기능도 반갑지만 특히 나를 설레게 한 것은 오디오CD를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10년 가까이 묵혀 뒀던 그 시절 추억으로 떠나본다.

여섯 가지 소스, 높은 호환성 이 녀석 장점

야마하 TSX-B232를 정면에서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눈에 잡히는 것은 LED 창. 이 곳은 시간을 비롯해 현재 쓰는 소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반복/셔플 표시와 스누즈 기능에 의한 알람 시간 등이 표시된다. 시간은 제품 뒷면 CLOCK 스위치를 이용해 설정하고 표시 여부를 정할 수 있다. 야마하 TSX-B232가 껴져 있어도 시계가 표시되게 하거나 표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것. LED 창 밑으로 알람 시간 설정을 위한 버튼과 오디오 CD용 슬롯 및 이젝트 버튼이 보인다.

제품 윗면으로 눈을 돌리면 우선 커다란 독이 나타나고 그 앞에 정해진 시간에 음악 재생이 되도록 설정하는 SNOOZE/SLEEP 버튼이 있다. 각 소스별로 버튼을 마련해놓은 것도 이 제품의 특징인데 시계 방향으로 블루투스, USB, 아이팟, CD, AUX, 라디오 여섯 가지 소스를 선택할 수 있고 이들 간 전환 속도는 재빠르다. 라디오를 듣다 아이팟에 담긴 음악 재생 전환에 걸리는 시간은 1~2초에 불과하다.

USB 소스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이 제품의 독은 애플 아이폰, 아이팟 전용이다. 여타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플레이어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 USB 소스이고 단자다. 사용법은 독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을 USB 케이블로 야마하 TSX-B232에 연결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충전되면서 음악 감상이 가능한 것이다. 아이폰 쓸 때처럼 멋은 좀 없지만 다른 스마트폰까지 지원하려는 제조사의 세심함이랄까. 여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마지막에 동기화된 장치로 자동 연결되는 기능은 또 얼마나 편리한지… 써봐야 경험할 수 있는 이 제품의 특징이다.

AUX 소소 활용도는 의외로 높다. 나는 이 제품은 거실의 TV 옆에 놓았다. TV 스피커 대용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다. TV 음성 출력 단자와 연결하면 TV 본연의 스피커보다 음질 면에서 상당히 뛰어남을 자랑한다. 귀가 조금 어둡다면 적극 권장하는 활용법이다. 대사는 귀에 쏙쏙 들어오고 스포츠 경기는 한층 더 현장감 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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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팟이 거치된 야마하 TSX-B232.

좌우 균형 잡힌 소리 들려줘

야마하 TSX-B232는 값을 떠나 어째 던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다. 생김새도 중요하고 지원 기능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소리가 좋아야 좋은 제품이라는 소릴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밸런스를 보자면 저역과 고역이 고른 느낌이랄까. 보컬의 중간 소리는 비교적 우수하고 전체적으로 자극이 적은 소리를 발산한다. 장시간 울려 펴지는 소리는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3~4미터 떨어져 들어도 나름대로 좌우로 분리되는 소리는 귓가에서 맴돌며 느껴지고 그 이상을 벗어나면 점점 희석되어 간다. 온 거실이 울리는 5.1채널 스피커에 비할 바 아니지만 압축된 오디오 소스를 복원해주는 ‘뮤직 인핸서’와 음악 장르 및 사용자 청음 환경에 맞게 소리를 조절할 수 있는 ‘3밴드 이퀄라이저’ 기능이 더해져 거실 또는 방 어디에 둬도 균형 잡힌 소리를 들려주는 게 `야마하 TSX-B232`의 소리이고 그래서 바로 옆에서 듣더라도 거부감은 적다.

소리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주절주절 떠들어봐야 쓰는 사람의 의견이라는 것이다. 저마다 좋아하는 노래가 다르듯 좋아하는 소리 또한 다르다.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흘려 그것을 얼마나 잘 재생해 내는지 전문 장치로 측정해야 그나마 객관적인 성능을 말할 수 있는 스피커지만 내가 밤낮 없이 음악 감상할 때 자동으로 켜지는 야마하 TSX-B232는 제값을 충분히 한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아이폰 독 기능을 비롯한 여섯 가지의 소스를 반드시 덧붙여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후회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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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형 잡힌 소리를 내는 '야마하 TSX-B232'

리모컨 또는 아이폰으로 간편한 조작

야마하 TSX-B232를 컨트롤하는 방법은 3가지다. 본체 버튼을 만지는 것이 하나이고 소파에 편히 앉아 만질 수 있는 리모컨 그리고 아이폰 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리모컨은 우리가 흔히 쓰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섯 가지 소스별로 마련된 버튼이 위쪽에 자리하고 중간쯤 내비게이션 있으며 그 아래로 볼륨과 반복 재생, 라디오 주파수 잡을 때 쓰이는 튜닝 버튼이 차례로 줄지어 있다. 즐겨듣는 라디오 주파수는 메모리해 놓을 수 있고 앞뒤 버튼으로 주파수 변경이 가능하다.

리모컨보다 아이폰 앱이 더 궁금하다. 앱 스토어를 실행하고 `DTA`를 입력하면 가장 앞자리에 나타난다. 무료 제공되므로 망설이지 말고 설치한다. DTA 컨트롤러를 통해 야마하 TSX-B232를 제어하려면 소스는 블루투스로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와이파이로 통신되면 좀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겠지만 블루투스로 연결되므로 혹 이 제품 구입을 염두에 뒀다면 아쉬움은 내려놓길 바란다. 기능은 리모컨이랑 똑같다. 아니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더 뛰어나다. 블루투스, CD, 라디오, USB, AUX 등 소스 전환은 물론 알람 스케줄을 설정할 수 있고 아이폰 시간과 동기화까지 가능하다. 7가지 골라 쓰는 맛을 주는 스킨 또한 야마하의 오랜 내공이 엿보이는 사용자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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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아침을 ‘인텔리알람`

DTA 컨트롤러를 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알람 기능 때문. 알람은 경고음, 아이팟/USB/라디오 등 음악 소스, 경고음+소스의 세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스누즈 기능이 있어 알람을 해제해도 전원을 해제하기 전까지 5분 단위로 알람을 계속 울려준다. 특히 인텔리알람(IntelliAlarm)은 갑자기 큰 소리로 울리는 알람 소리에 놀라 짜증 섞인 아침이 되지 않도록 알람 음이 울리기 3분 전부터 자극적인 고음 주파수가 제외된 음악을 작은 음량부터 서서히 볼륨을 키워가며 들려줌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갖도록 한 것이다. 피곤한 날이면 사용해보곤 했는데 시끄러워 버튼 찾는 일 없이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하며 기상할 수 있었다.

알람시간 설정은 조금 불편하다. 시간과 분을 별도로 설정할 수 없이 오로지 분 단위로 올리고 내려야 한다. 알람시간이 매번 일정하다면 큰 불편함이 없겠지만 자주 바꿔야 한다면 여간 귀찮은 부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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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블루투스 스피커 야마하 TSX-B232를 살펴봤다. 오픈마켓에서 60만원 정도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쉬이 지갑을 열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아이폰 독으로 사용하면서 오디오CD와 라디오라는 아날로그 감성과 선 연결 없이 아이팟 등 휴대용 플레이어에 담긴 음악의 균형 잡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 헤드폰을 벗자. `팔방미인` 야마하 TSX-B232는 거실로 찾아온 작은 음악회 같다고 할까. 꾸밈없는 소리는 가족을 거실로 모이게 하고 그 사이에 퍼지는 편안함은 저절로 음악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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