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바이어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이번에 처음 나왔는 데 한국에 있을 때보다 홍보가 많이 된 것 같아요.” “예상보다는 별로인데요. 내일은 괜찮아지겠죠.”

국제방송장비전시회 `NAB 2013` 사흘째인 10일(현지시각). 한국 방송장비업체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외국 바이어가 많이 몰린 부스도 있는가 하면 바이어가 많이 없는 곳도 있었다. 그래도 전반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음`이다.
◇한국관 새내기 업체 홍보 열기
한국관에는 총 7곳의 장비업체가 있다. 처음 제품을 NAB에 출품한 `신입생` 방송장비업체가 대부분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방송기술산업협회(KBTA)가 공동으로 한국 방송장비업체의 해외 수출을 돕는다.
한국관 몇몇 업체는 예상보다 결과에 만족했다. 컨버터를 판매하는 김한주 테크웨이브 대표는 “NAB쇼에 처음 나왔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다”며 “아침부터 많은 외국 바이어들이 찾아줘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몇몇 업체는 한국관 천장에 붙어있는 한국(Korea)표시가 잘 보이지 않아 바이어가 잘 못 찾는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한국관은 NAB 2013 사무실에 가려져 있어 `Korea` 표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한국관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자리가 너무 구석에 있기도 하지만 사무실에 가려 한국관이 어디 있는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토로했다.
KOTRA 관계자는 “위치는 NAB 참여업체 수와 나온 횟수에 따라 정해지는 원리라 이번 위치 선정은 어쩔 수 없었다”며 “내년 NAB에서 한국관이 좀 더 좋은 위치로 가기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독자 부스 한국업체 성황
한국관을 통해 NAB를 몇 번 참가한 경험이 생긴 장비업체는 독립적으로 NAB에 참가한다. 이번 NAB에 참가한 독립 참가업체는 23곳이다. 이들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NAB에서 제품을 잘 홍보했다. 독립참가업체 부스는 비교적 사람들이 많았다.
가장 해외에 잘 알려진 방송 장비업체는 티브이로직(대표 이경국)이다. 티브이로직 부스에는 외국 바이어들이 많았다. 티브이로직은 이번 전시회에서 고휘도 필드 모니터, 3G-SDI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모니터 3종을 포함한 4종의 신제품과 초고해상도 4K 모니터, 다양한 뷰파인더 모니터 등 38종의 방송장비를 선보였다.
티브이로직은 회사명이 새겨진 붉은 가방을 부스에 준비했다. NAB에서 티브이로직 가방을 메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홍보가 됐다. NAB쇼에 출품한지 몇 년 되자 회사를 알리는 노하우가 생긴 것이다.
인코더를 판매하는 호서텔레콤은 `CASTWIN`이라는 이름으로 NAB에 나왔다. 호서를 발음하기 힘든 외국바이어를 위해 발음하기 쉬운 이름을 사용했다. 가상스튜디오를 판매하는 다림비전은 NAB2013 잡지에 광고를 실기도 했다.
◇ETRI와 TTA, 기술력으로 승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직접 검증한 중소 한국 방송 장비업체 6곳과 함께 부스를 차렸다. 전시장 입구 쪽에 위치해 비교적 많은 바이어가 관심을 가졌다. 6곳은 TTA의 방송장비 인증시험을 통과한 업체들이다. TTA 연구원이 직접 국내 방송장비업체 기술을 외국 바이어에게 설명하는 등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ETRI의 좋은 기술력과 함께 화제가 된 8K 극장을 선보인 NHK옆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ETRI는 HTML5 기반 `만능`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홈 네트워크 표준을 장착한 시스템이다. 가족 개인별로 스마트 TV 화면 크기가 달라진다. 또 TV를 보다가 누가 방문하면 방문객 얼굴이 TV화면에 나온다. 그 자리에서 문을 열어 줄 수 있다. 집안의 온도와 조명 밝기 조절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ETRI는 입체 음향기술, 스마트 게임, 미러형 리모컨, 재난방송 기술 등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차세대 방송통신기술을 선보였다.
DTV 표준을 제정하는 미국디지털방송표준위원회(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마크리처 회장은 이번 NAB 2013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스 중 한 곳을 ETRI라고 칭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