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보다 빠른 무선인터넷 시대 시작됐다…13년만에 골든 크로스

무선 인터넷 최고 속도가 처음으로 유선 인터넷을 앞지르는 `네트워크 골든 크로스(golden cross)`가 실현됐다. 지난 2000년 최고 153kbps의 속도를 내는 2세대 무선인터넷 기술 `CDMA 1X`가 국내에서 상용화된 지 13년 만이다. 무선이 유선보다 빨라지면서 인터넷 사용 문화가 PC에서 모바일기기로 빠르게 무게 중심을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10일 경기도 분당 ICT기술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트(LTE-A)` 기술을 선보였다. LTE-A의 핵심 기술인 두 주파수를 하나인 것처럼 묶어 쓰는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을 통해 무선 인터넷 최고 속도를 150Mbps까지 실제 망에서 구현해냈다. 기존 LTE 주력망인 850㎒ 대역 10㎒ 폭과 두 번째 주파수 1.8㎓ 대역의 10㎒ 폭을 하나로 묶어 20㎒의 광대역 주파수처럼 활용했다.

강종렬 SK텔레콤 네트워크 전략본부장은 “오는 9월 상용화를 앞두고 이달 분당 인근 경기도 광주시, 5월에는 서울 논현동 일대에 100개 정도의 기지국에 CA를 구축해 상용화를 위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LTE-A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 단말기 출시가 예상되는 9월에 맞춰 자사 두 번째 LTE 주파수인 1.8㎓ 대역 커버리지를 전국 단위로 확장하기 위해 2만개 기지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는 2015년에는 대역별로 20㎒ 폭을 묶는 CA를 상용화하고, 업링크 CA 기술 상용화가 전망되는 2016년에는 3개의 주파수를 묶는 기술도 구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무선인터넷의 최고 속도는 유선과 점점 더 격차를 벌릴 전망이다.

이날 진행한 LTE-A 시연회에서는 실제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가 120~130Mbps까지 나왔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유선 인터넷이 기록한 95Mbps의 속도에 비해 최고 35% 이상 빨랐다.

다만 트래픽 밀집지역에서는 실제로 유선보다 빠른 속도를 내기 어렵다. 기지국에 트래픽이 몰리면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는 무선 인터넷의 특성 때문이다. 내려받기에만 적용된다는 점도 양방향 100Mbps 속도를 내는 유선에 비해 부족한 점이다. 또 하나의 주파수에서 대역폭을 늘리는 광대역화와 달리 CA 기술이 적용된 칩세트와 단말기가 필요하다.

강 본부장은 “이론상 최고 속도가 75Mbps인 LTE가 도심 지역에서는 20~30Mbps 정도의 속도를 내는데, LTE-A를 적용하면 그 두 배에 이르는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든크로스(golden cross)=주로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흐름을 판단하는 데 쓰는 기술분석 지표다. 단기 이동평균선(일정 기간의 주가 추이)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넘어선 경우를 말한다. `네트워크 골든크로스`는 더 오래전부터 진화해온 유선 인터넷의 속도를 후발 기술인 무선 인터넷이 넘어섰다는 의미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