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0조원(영업이익)도 가능하다.`
지난 5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직후 증권가가 술렁였다. 당초 올 예상 영업이익은 38조~39조원대. 40조원을 넘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실적은 시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1분기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인 8조5000억원과 비교해 2% 이상 웃돌았다.
내부적으로도 실적 기대치는 높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올 실적전망과 관련,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어렵지만 회사 경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증권가도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에 예상 실적과 목표주가를 높일 움직임이다. 휴대폰과 반도체 부문에서의 지속적인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 TV·가전에서도 높아진 브랜드 위상을 활용해 꾸준한 실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휴대폰은 1분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가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7000만대 스마트폰을 출하한 것으로 추정됐다. 성수기로 꼽히는 지난해 4분기 6300만대보다도 더 많은 출하량이다.
삼성전자가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6조1000억~6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당초 예상으로는 6조원 정도가 점쳐졌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S4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때문이다. 갤럭시S4는 6개 주파수 대역을 지원해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S4 효과로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1분기보다 많은 8000만~9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메모리 사업부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바닥까지 떨어진 D램 현물가가 올해 들어 60% 이상 올랐다.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 가격도 지난달 중순 이후 상승세로 반전했다.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거래 가격은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 이후 모바일 D램 고정거래 가격은 10%, 16GB·32GB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15~20% 가량씩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공급부족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세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2~3분기 실적은 한층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10나노대 미세 공정 한계와 선두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 움직임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시스템LSI사업부 실적 기대치는 크지 않다. 애플에 공급하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물량이 TSMC로 빠진 영향이 크다. 메모리 사업부 실적 개선에도 전체 반도체 사업부 이익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르면 이달 시작되는 갤럭시S4 판매는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E 사업부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 1분기 실적에도 계절적 비수기 등을 이유로 CE 부문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삼성전자의 높은 시장 점유율 그리고 2분기 신제품 출시 등은 긍정적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CE부문에서는 하이엔드(최고 혁신) 제품 위주여서 안정적 수익률을 바라볼 수 있다”며 “다만 시장 성장이 정체돼 있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표】삼성전자 분기별 실적(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김준배·권건호·이형수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