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창조경제와 녹색성장 연결해야

새 정부의 창조경제와 지난 정부의 녹색성장 기조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 모델 실마리가 지금까지 육성해 온 녹색기술과 IT의 활용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녹색과 IT를 중심으로 하는 지능형전력망 사업이 이번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후보 1순위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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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태진 지속가능경영원장, 노종환 한국탄소금융 사장, 김진현 공동의장, 김상협, 전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 강성진 고려대 교수가 34회 에너지포럼에서 녹색성장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3일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34회 에너지포럼에서는 `녹색성장, 한국의 좌표와 향후 정책방향`을 주제로 이번 정부가 녹색성장에서 이어 받아야 할 것과 다시 고려해야 할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은 녹색이라는 단어는 없어졌지만 에너지·환경에 대한 주요 골자는 유지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현실화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김상협 전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은 “이번 정부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 초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에너지가격의 현실화 기조는 계속 이어져야 하고 더 이상 물가관리 아이템으로 에너지를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에너지가격 현실화를 복지정책과 연결했다. 강 교수는 “지금은 기업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곳이 요금 혜택을 보는 구조로 이를 정상화하고 적게 쓰는 일반 국민이 혜택을 보는 친서민 복지정책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감축 등 에너지·환경 분야의 숙제를 풀기위한 전제 조건으로도 에너지 가격의 시장 반영을 제시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권거래에 대해서는 중요한 성과 중 하나였지만 재검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종환 한국탄소금융 사장은 2020년 배출전망치보다 30%를 줄여야하는 감축목표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노 사장은 “당초 녹색성장은 온실가스 감축으로 녹색기술과 신성장동력을 육성하자는 취지였는데 지금은 육성기조는 퇴색하고 감축목표치만 남았다”고 말했다. 과도한 정책의지가 들어간 감축목표와 기업배출권 유상할당을 전제로 하지 않은 거래제의 재검토를 제안했다.

박태진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녹색성장의 해석을 주문했다. 유럽의 배출권 가격 폭락,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어려운 상황 등은 정책의 잘못된 판단이라기보다는 세계 경기불황의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박 원장은 “녹색도 안 되고 성장도 안 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녹색은 정권교체 여부를 떠나 장기적으로 가야할 방향”이라며 “다만 배출권거래제와 같이 녹색과 성장의 상반된 가치를 융합하는 과정에서는 유연하게 국제적인 상황을 고려해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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