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담배 끊는 것보다 쉬운 일이 없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는 담배를 끊는 것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는 담배를 끊는 것보다 쉬운 일이 없다. 그냥 안 피우면 되는 거지 거기에 뭐 특별한 방법이 있나…담배를 끊는 방법은 이 순간부터 피우지 않는 것뿐이다.”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에 나온 얘기다. 금연에 대한 아주 간결하고 직관적인 해답이다.

마크 트웨인은 “금연은 내 일생에 가장 쉬운 일이었다. 나는 수천 번도 넘게 해본 것 같다”고 했다. 애연가의 재치 넘치는 금연론(?)이다.

담뱃값이 새 정부 들어서며 이슈가 됐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2000원 인상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도 청문회에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인상 필요성을 밝히기도 했다.

간접흡연을 포함한 흡연으로 인한 피해금액이 연간 10조원에 이르고 사망하는 사람도 연간 3만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보다 6배나 많다고 한다. 또 OECD 34개 선진국 중 우리나라 담배 값이 가장 낮고 흡연율은 가장 높다. 그런데 우리나라 연 평균 근로시간은 2256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1.3배가량 길고, 노인 빈곤율은 세 배가 넘는 45.1%에 육박한다. 이건 어떡하지.

한국납세자연맹은 복지재원을 증세 없이 지하경제 양성화로 조달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담뱃값 인상, 소득공제 신설 억제, 유류세 인하 거부 등으로 힘없고 만만한 서민에게 복지 재원의 상당 부분을 부담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담뱃값 인상의 불편한 진실`을 말한다.

흡연이 건강에 좋지 못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기회에 담배를 끊고 좀 더 건강한 생활을 하는 것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팍팍한 서민의 삶에 담배가 조그만 위안이 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기자들이 금연의 날 기사를 담배를 피우며 썼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도 떠오른다. 한창 논란인 담뱃값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서민 증세인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정부의 애틋한 조치인지는 담배 한 대 물며 생각해봐야겠다.


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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