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모바일 웹 접속 기록을 부모의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일부 이통사의 청소년 보호 서비스가 청소년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KT는 작년 5월부터,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각각`올레 자녀폰 안심`과 `자녀폰 지킴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두 서비스는 모두 이통사의 자체 서버에 등록한 유해 웹 사이트와 유해 애플리케이션에 청소년들이 접근하는 것을 차단해 준다.
여기에 부모가 유해하다고 판단하는 앱과 웹사이트를 자신의 스마트폰에 직접 등록하면 원격으로 해당 콘텐츠를 자녀의 휴대전화에서 차단하거나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자녀가 스마트폰으로 접속한 웹사이트의 목록과 접속 횟수, 접속 일시 등의 통계 정보를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보내주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면 부모가 청소년들의 사생활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부모는 꼭 유해정보가 아니더라도 자녀가 어떤 웹페이지를 얼마만큼 이용했는지, 몇 차례나 이용했는지 알 수 있고 검색 사이트를 이용한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단어를 검색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포털사이트의 지식 검색이나 뉴스 검색을 통해 어떤 것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지를 부모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서비스는 부모가 자신의 스마트폰과 자녀의 스마트폰에 서비스 앱을 설치해야 이용할 수 있는데, 부모가 서비스를 탈퇴하기 전에는 자녀가 임의로 서비스 앱을 삭제할 수 없게 돼 있다.
두 이통사 모두 유료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대상이 되는 `자녀`의 나이제한을 두지 않아 제도상으로는 20대 이상의 성인과 그 부모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두 회사와 달리 SK텔레콤은 자체 서버에 등록한 유해 웹 사이트와 유해 앱만 청소년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의 청소년 보호 서비스인 `T청소년 안심`을 운용 중이다.
청소년인권단체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독립적인 주체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 놓은 서비스로, 청소년들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해 정보가 아닌데도 부모가 자의적인 기준으로 접속을 막을 수 있게 한 부분은 정보 접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미성년자의 중독성 게임이나 음란 웹사이트 접속으로 인한 피해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부모가 직접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서비스일 뿐 인권을 침해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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