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재·부품 기업들이 터치스크린패널(TSP)용 커버유리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렌즈테크놀로지·후지크리스털 등 중국 업체가 그동안 삼성·LG 등 스마트폰 제조 업체에 독점 공급했다. 우리 기업들이 골리앗 같은 중국 업체를 상대로 소재 독립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한화 등 대기업 외에도 최근 태양기전·에스맥·이엘케이 등 TSP 전문 업체들이 커버유리 양산 투자에 나섰다.
한화L&C는 연말까지 음성 공장에 원판유리를 제외한 유리강화·인쇄·절단·안티핑거(AF) 등 커버유리 생산 일괄 공정을 구축한다.
LG그룹도 구미에 별도 자회사를 만들어 10월 커버유리 생산에 돌입한다. LG는 원판 유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정을 직접 처리한다. 4~5인치대 스마트폰용 커버유리를 타깃으로 월 100만개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대기업과 달리 TSP 전문 업체들은 커버유리 핵심 공정은 직접 처리하되 인쇄·코팅 등 일부 공정은 자회사·협력사를 활용한다. 에스맥과 이엘케이는 자회사를 통해 커버유리 생산에 나섰다. 에스맥은 유리 가공 회사인 비에스티 지분 41.5%를 확보해 커버유리 개발에 돌입했다. 이엘케이도 자회사 두모전자를 활용해 커버유리 생산에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월 50만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태양기전은 월 100만개 생산능력을 확보해 2분기부터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에 커버유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까지 생산능력을 월 20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커버유리 국산화 움직임이 올해 들어 부쩍 활발하다. 중국산 커버유리 공급이 안정적인데다 가격도 저렴했던 중국산 커버유리 수급이 불안정해졌으며 품질 불량도 빈번해져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커버유리 국산화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갤럭시S3·갤럭시노트2·옵티머스G 등 인기 스마트폰 대부분이 커버유리 불량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중국 업체들이 곡면 가공·내로 베젤 등 신기술에 취약한 탓이다.
올해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모바일용 커버유리 총액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장 동력을 찾는 국내 소재·부품 기업에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만리장성`은 높다. 유리 가공 산업은 많은 생산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구조다. 품질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커버유리 시장을 선점한 이유다. 우리나라가 중국 업체를 넘으려면 생산 자동화로 인건비 비중을 낮춰야 한다. 유리 절단·절삭, 인쇄 등 가공 기술 확보도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업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체형 TSP·곡면유리 등 고부가 시장을 노려야 한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커버유리 물량만 잡는다 해도 무시 못할 규모”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