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은 없다고, 유일한 한계는 우리의 상상력이라고 말하는 시대, 이것이 우리가 사는 오늘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환경문제 등 우리를 둘러싼 많은 거시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손 안에 쥐어진 첨단 ICT기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낙관적 믿음을 다져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와 기대 속에서 새롭게 출범한 정부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전략적 투자로 이루어내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이 시점에서 정보통신기술의 미래전략 접근법을 찾아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정보통신기술의 일반적 미래상은 오늘날 보다 더 촘촘히 연결되고 고속화된 유·무선 통신망과 통신망에 연결된 스마트 단말기 및 지능형 센서로 요약할 수 있다. 만물지능망, ATON(All Things On Network)으로 대변되는 이러한 미래 정보통신기술과 융합기술은 인간과 유연하게 소통하며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보다 안락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보조자로서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게 될 것이다.
지난해 ETRI는 이러한 미래 정보통신기술의 진화 흐름 아래서 중요한 전략적 유망 기술로서 5개 부문 10개 기술을 제시한 바 있다. 미래 정보통신기술 진화의 핵심적 원천기술로서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초고용량 인메모리 컴퓨팅을 꼽았다. 이들 기술은 미래 기술의 진화를 견인할 기반 기술로서 가장 우선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한 부문이다.
두 번째 부문은 인간이 디지털 기기 및 콘텐츠와 유연하게 소통하기 위한 것들로서 고해상도 홀로그램과 뇌파인지 기반 인터페이스 기술을 들 수 있다. 이들은 향후 모든 기기 및 서비스 부문에서 활용될 기술로서 아직 개발 완성도가 낮고 기술적 난관이 산재한 분야다.
세 번째 분야는 맞춤형 의학용 개인 유전체 분석과 건강·복지용 상황인지 로봇이다. 모든 기술개발은 결국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산업 잠재력을 가진 부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바이오 인포매틱스 기반 유전체 분석은 국제적으로 치열한 연구개발 경쟁이 예상되는 분야다.
네 번째는 창의적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한 감성 교류형 스마트 러닝 기술이다. 새로운 기술의 적용에 가장 보수적 태도를 보이는 교육 부문도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조류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한 융합기술의 발전은 폭넓은 통섭형 지식과 유연한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창의적 인재를 필요로 한다. 미래의 교육은 강의실에 갇힌 지식 전달형 입시교육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 인쇄 가능한 태양전지와 저전력 서버 기술이 유망 기술로 꼽혔다. 환경오염이 없는 신재생에너지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실리콘 기반의 태양전지가 아닌 인쇄 가능한 재료로 제조되는 새로운 태양기전기술이 요구된다.
이러한 미래 유망 기술이 장밋빛 세상을 만들어 낼 완벽한 해답은 아니다. 하지만 핵심적 미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인간과 기술의 소통을 강화해 공동체의 삶, 나아가서는 인류의 미래 세대를 보다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기술개발의 시대적 소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정보통신강국의 위상을 유지할 기술 리더십을 보장하고 정보통신 및 융합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미래 정보통신기술 전략은 아직도 우리의 고민과 합의를 필요로 한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hnkim@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