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지 않아…신기한 '미래 전자책'

#스마트폰을 터치하자 전화기 위로 3D동화책 홀로그램이 나온다. 홀로그램에는 흥부와 흥부 자녀들이 커다란 박을 썰고 있다. `펑` 소리와 함께 반으로 쪼개진 박 안에는 황금색의 보물이 가득하다. 울던 아이에게 이를 보여주니 울음을 뚝 그친다. 멀지 않은 미래다.

◇`영화`에서 먼저 등장한 전자책

`이북?` 10년 전만 해도 `이북`하면 북한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이북은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에 `전자책`이란 용어로 자리 잡았다. 전자책은 단순히 글자 책이 아니다. 소리와 동영상 등을 모두 융합한 디지털 출판물이자 새로운 미디어다.

이미 십여 년 전 각종 영화는 전자책의 미래를 보여줬다. 데미 무어가 주인공을 맡은 1994년에 나온 `폭로`에는 가상 디지털 도서관이 나온다. 주인공은 자료실의 가상 화면에서 스크린을 터치하며 옛 자료와 동영상을 발견한다. 2002년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e페이퍼 신문이 등장한다. e페이퍼 신문에는 기사가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동영상이 움직인다.

디지털 교과서가 활용되는 스마트 교육 현장도 영화가 먼저 보여줬다. `임포스터(2002)` `세레니티(2005)`에 나온 120인치 크기의 대형 스크린, 책상에 탑재된 교과서가 그것이다. 영화는 현재 국내외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스마트 교육 현장을 훨씬 이전에 그렸다.

◇진화하는 단말기

전자책 단말기의 시작은 아마존이다. 물론 기존에 전자사전 등이 있었지만 영향은 미미했다. 아마존은 2007년 e잉크 전용 단말기인 킨들을 출시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킨들은 360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한 후 5시간 반 만에 매진이 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킨들은 책이 주는 지적가치와 더불어 휴대성과 편리함을 제공했다.

이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스마트폰이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폰은 스마트패드(태블릿PC)로 진화했다. 아이패드와 같은 스마트패드는 전자책을 멀티미디어 책부터 양방향 교육, 뉴미디어까지 지형 변화를 가져왔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는 단말기 `진화`를 잘 보여준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개인화 서비스로 진화해 발전한다.

최근에 개발된 애플의 스마트시계 `아이워치`나 구글의 스마트안경 `구글 글래스`는 또 다른 혁신이다. 옷처럼 몸에 입는 컴퓨터 기기가 5년 안에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향후에는 시계와 안경이 전자책 단말기로 급부상하게 될 수도 있다.

◇종이책의 미래

미국 비디오 대여 전문 업체 `블록버스터`는 2010년 파산신청을 했다. 넷프릭스 등 실시간 스트리밍 콘텐츠 서비스 업체가 급성장했기 때문. 기술 발달로 전자사전도 종이사전을 밀어냈다. 전자사전은 연간 2600억원 시장으로 종이사전 시장 500억원 이하보다 5배 이상이 높다. 책도 예외일 수 없다. 미국 MIT 공과대학의 니그로폰테 교수는 5년 내 종이책이 소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물론 종이책은 수천 년 동안 인류와 함께 해온 만큼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종이책 소멸에는 얼마나 걸릴 것인가라는 기간이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종이책 대부분이 전자책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변화는 진행 중이다.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는 종이책 대신 전자책으로 수업하는 경우가 등장했다. 콜롬비아 국립대학에서도 `디지털 교실` `디지털 도서관`을 만드는데 한창이다. 국내도 교과부가 발표한 `스마트 교육 추진 계획`에 따르면 내년도에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종이책 없는 책가방, 종이책 없는 교실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초중고, 대학에서 전자책으로 수업하게 되면 참고서 시장도 순식간에 첨단 단말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우리나라 전자책 현주소

미디어 환경 변화와 소비 방식 변화로 출판 수요 감소와 종이책 시장의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에 인터넷 서점은 급성장을 거듭해 2011년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시장 대비 30% 이상 차지하는 규모다. 전자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토양이지만 성장을 가로막은 장애물이 존재해 급성장을 이루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세계 최저 수준의 도서 소비량이 문제다. 국내 성인 독서율은 1994년 86.8%에서 2011년 22.9%로 떨어졌다. 이외에도 전자책 콘텐츠 부족, 출판사 인식 부족, 불법 복제, 법과 제도 등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책은 종이책의 파생 콘텐츠로 여겨지기보다 참신한 기획력과 ICT를 접목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에서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교육과 결합된 형태의 전자책이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인접 산업 분야인 신문, 방송, 게임 등에서 전자책과 연관된 콘텐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참고: 책의 미래(장기영 저), 아마존닷컴 경제학(류영호 저), 아마존 킨들, 크레마 터치를 통해 본 전자책의 미래(박민우)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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