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등 기업 대부분이 수익성면에서 아직 글로벌 최상위 기업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종에서는 해외 글로벌 기업 자기자본수익률(ROE)이 국내 1등 기업의 2∼7배에 달할 정도로 격차가 컸다. 이 같은 지표상 격차가 외국인 투자 발목을 잡고, 제대로 된 우량 기업 대접을 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
ROE는 투자된 자본을 이용해 이익을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작년 글로벌 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았던 국내 기업은 연초 주가수익률도 저조한 사례가 많아 한국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IT(정보기술), 통신, 자동차 등 국내 주요업체 대표기업과 글로벌 선도업체의 시가총액, 작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 수익성은 15개 업종에서 해외 기업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대표기업과 ROE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업종이 9개나 됐고, 국내 기업이 앞선 업종은 통신(SK텔레콤), 철강(POSCO), 금속자원(고려아연), 생활용품(LG생활건강) 4개에 불과했다.
IT 업종에서는 국내 기업 중 독보적 위치에 있는 삼성전자가 시총에서 미국 인텔의 갑절에 육박했으나 작년 ROE는 17.9%로 인텔(22.7%)보다 4.8%포인트 낮았다.
자동차에서는 현대차의 작년 ROE가 15.0%로 미국 포드(36.6%)와 큰 격차를 보였으며, 자동차 부품에서도 현대모비스는 18.2%로 독일 콘티넨탈(23.7%) 대비 5.5%포인트 낮은 수익성을 나타냈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은 대체적으로 사업 부문이 다양화돼 있어 시황이나 외부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이 유연하며 지역적으로도 한국 기업보다는 다각화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율 삼성증권 연구원도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전자를 빼고는 그에 상응하는 글로벌 최상위 종목이 없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리 증시가 디커플링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1등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분야별 국내 대표업체와 글로벌 대표업체 비교(단위: 조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