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세라믹 소재는 전자, 의료, 에너지, 환경, 우주 등 차세대 산업에 무궁무진한 응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독일,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자 일찌감치 세라믹 소재 원천기술 확보에 뛰어들었다.
첨단 세라믹은 이미 다양한 산업에 융합되면서 핵심 소재 자리를 꿰찼다.
소형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휴대폰 두께를 좌우한다. 휴대폰 성능을 결정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세라믹 소재가 기반이다.
자가 발전 세라믹 소재는 무선 네트워크에 활용된다. 산간·섬 등 전력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 재해·환경·기상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다. 기존 화학 소재를 이용한 2차전지 충전시간은 두 시간을 웃돈다. 세라믹 소재를 응용하면 충전 시간을 5분으로 줄일 수 있다. 주행거리도 다섯 배가량 길다. 기술 선진국이 첨단 세라믹 소재를 전기자동차 등 미래 시장 공략 발판으로 삼는 배경이다.
특히 독일은 세라믹을 차세대 연료 소재로 구현하고자 헬름홀츠(Helm Holtz) 연구재단 등 주요 연구소에서 길게는 10여년간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마이클 호프만 카를수루에대학 응용소재 연구소장은 “독일은 산업별로 세라믹 소재 기술을 활발히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최근 독일 완성차 업체가 사용하는 초경량 외장재(섀시)도 세라믹 소재와 바이오 기술을 융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첨단 세라믹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핵심 공정 기술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특히 정제 원료를 섞는 `배합`과 혼합된 원료를 고온에서 구워 특수 기능을 구현하는 `소성` 기술 확보는 급선무다. 세라믹 소재의 물성이 물리적·화학적으로 급변하는 공정이기 때문에 완제품 수율과 직결된다.
하지만 국내 실정은 아직 거리가 멀다.
대기업은 나노 입자 기술을 응용한 원료 제조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얇은 전자기기에 특화된 MLCC 등 일부 세라믹 부품에만 집중한다.
연구소·중소기업은 자금난 탓에 공정 기술 연구에 필요한 장비조차 구입하기 어렵다. 핵심 장비를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지난 2009년 국내 주요 세라믹 업체 14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개사에 필요한 설비투자비는 평균 53억원에 달했다. 국내 세라믹 업계 기술력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천채일 호서대학교 교수는 “첨단 세라믹 소재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면 모든 공정 기술을 균형 있게 연구해야 한다”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고가 장비와 결합제, 분산제 등 필수 가공 물질의 국산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라믹 소재 기술 수준 비교
◆첨단 세라믹 소재 활용 분야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