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아날로그 반도체, 300㎜팹 생산 시대 본격화

글로벌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들이 300㎜ 웨이퍼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이 확산되면서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200㎜ 아날로그 반도체 팹을 300㎜로 전환하는 회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계도 서둘러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인피니언에 이어 타워재즈·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300㎜ 아날로그 반도체 팹 도입에 나선다.

아날로그 파운드리 전문 업체 타워재즈는 오는 2015년까지 인도 뱅갈루루에 300㎜ 팹을 구축한다. 타워재즈는 인도 정부와 공동 출자해 투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인도 정부는 땅과 자본을 대고, 타워재즈는 기술과 전문 인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워재즈는 뱅갈루루 공장에서 최대 45㎚에 이르는 미세 공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TI는 올 하반기 목표로 300㎜ 팹에서 아날로그 반도체를 생산한다. 최근 인피니언이 300㎜ 팹에서 전력 반도체(PMIC) 생산을 시작하자, TI도 300㎜ 아날로그 반도체 팹 구축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지난해부터 일본 구마모토 300㎜ 팹에서 CMOS 이미지센서(CIS)를 생산했다. 최근에는 나가사키 CIS 팹을 200㎜에서 300㎜로 개조했다. 현재 소니는 CIS 생산 업체 중 300㎜ 웨이퍼 도입에 가장 앞섰다.

300㎜ 웨이퍼는 200㎜보다 2.5배 많은 칩을 생산한다. 로직·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이미 300㎜ 웨이퍼에가 도입됐지만, 아날로그 반도체는 200㎜ 웨이퍼에 머물렀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여서 300㎜ 팹에 투자할 이유가 적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스마트패드가 확산되면서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은 다품종 대량 생산 체제로 바뀌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이 605억8800만 달러로 메모리 반도체 593억5200만 달러를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CIS·PMIC·디스플레이드라이버(LDI) 등 일부 제품은 조 단위를 훌쩍 넘어섰다.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도 이미 규모의 경제 효과가 중요해진 셈이다.

300㎜ 팹뿐 아니라 미세 공정 도입 속도도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기기용 아날로그 반도체는 얇고 가벼워야 하고, 저전력 성능이 중요하다. 현재 미세 공정인 0.1~013㎛ 수준으로는 한계에 가까워졌다. 최근 90㎚ 공정을 확보하려는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들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우리나라 업체들의 경쟁력은 취약한 수준”이라며 “한국이 미세공정 기술에 장점이 있는 만큼 아날로그 반도체 국산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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