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KJ프리텍이 경영권 분쟁이라는 더 큰 암초를 만났다.
KJ프리텍은 국내 몇 안 되는 소형 백라이트유닛(BLU) 전문 업체다. 회사 경영난이 국내 휴대폰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가 크다.
4일 KJ프리텍은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 확대 △신규 사업을 추가하는 사업목적 변경 등에 관련된 정관 변경 여부를 확정한다.
주총 안건은 이사를 최대 6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안과 사업목적에 정보통신관련사업·의료정보제공·건강관리서비스업 등 5가지 신규 사업을 추가하는 안이다. 이사 교체를 통해 회사 경영진을 바꾸고 사업목적을 변경하는 것이 사실상 총회 안건이다.
이사와 사업목적 변경을 주장하는 쪽은 회사 주식 200만주를 보유한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다. 홍준기 KJ프리텍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이를 막으려 하고 있다.
이기태 전 부회장은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3차례에 걸쳐 소송을 걸어 안건 상정을 강제했다.
그간 이 전 부회장은 KJ프리텍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다. 업계는 이 전 부회장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것으로 바라봤다.
이 전 부회장 지분율은 14.35%다. 이에 반하는 홍 사장 주식은 의결권 행사가 금지된 상태다.
앞서 이 전 부회장이 수원지방법원에 의결권 행사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홍 사장 보유주식 99만7838주(7.16%)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주총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신규 사업이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안건으로 올라온 신규 사업은 의료정보 제공, 건강관리서비스업, 전자 의료기기 제조 등 기존 사업과는 완전히 방향이 다른 사업이다. 이제 갓 적자를 벗어나 내실을 다져야 할 상황에서 신규 사업은 무리수라는 지적도 많다. 직원들도 혼란을 막기 위해 노동조합까지 결성했다.
게다가 홍 사장 의결권 행사에 관한 본안 소송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분쟁은 쉽사리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업계는 KJ프리텍 경영권 분쟁에 안타까운 시각이다. 회사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60∼70%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금융위기와 대규모 KIKO 손실 등에 발목을 잡혔다. 3년 연속 적자를 탈출해 겨우 안정된 와중에 또 다시 경영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러 기업이 소형 BLU 기술요건을 만족하지 못하고 손을 드는 상황에서 주요 BLU 기업인 KJ프리텍이 분쟁을 겪어 안타깝다”며 “휴대폰 업계로 불똥이 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