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렉스인터넷은 지난 1999년 설립된 웹호스팅 업체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웹호스팅 사업은 대부분 영세했다. 서비스 자동화를 위한 투자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웹호스팅 서비스 비용이 비쌌다. 결국 웹호스팅 업계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말도 나왔다. 이러한 환경을 과감히 깬 것이 심플렉스인터넷이다. 서비스 인프라를 자동화하고 체계화했다. `카페24`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서비스도 강화했다. 심플렉스인터넷는 웹호스팅 업계 선두이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뤄진 급성장이다. 정보자원이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인 웹호스트 업체의 IT전략과 고민은 무엇일까.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이창훈 이사를 만났다.
“예측 불허한 상황과 다양한 고객 요구를 맞추는 것이 기본이면서, 가장 어렵습니다.” 이창훈 이사의 말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게 정보시스템을 제공하는 호스팅 기업으로 고객 지원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심플렉스인터넷의 IT전략이자, CIO인 이 이사의 고민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심플렉스인터넷는 웹호스팅·서버호스팅인 `카페24 호스팅센터`와 비용없이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는 `카페24 쇼핑몰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9년부터 쇼핑몰센터 이용 고객이 매년 10만명씩 증가하는 등 고객수가 급증했다. 웹호스팅 고객까지 포함하면 350만 고객 수에 이른다. 관리하는 서버가 1만대에 이른다. 고객이 대부분 변수가 많은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이어서 어느 상황에, 어떤 대응조치가 이뤄져야 하는지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대안으로 빼어든 칼이 모니터링 자동화다.
이 이사는 “올해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고객에게 이슈가 될 수 있는 것을 미리 예측해 처리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말했다. 모니터링 상주인력도 30명으로 확대했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350만 고객과 1만대가 넘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이슈는 다양하다. 이러한 해결방안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해 지식공유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이사는 “관리 포인트를 최소화 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에 입력해 공유하도록 했다”며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중단 없는 서비스 지원과 함께 이 이사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비용이었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정보자원 도입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무작정 늘어난 자원을 기존방식대로 구매해 사용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이때가 2000년대 중반이었다. 이 이사는 “비용 효율화는 지난 6~7년 전부터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해결 방안으로 가상화 기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심플렉스인터넷은 쇼핑몰 서비스를 본격화 하면서 다양한 관련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룹웨어와 이메일 등 내부 시스템 도입도 활발했다. 심플렉스인터넷은 솔루션과 시스템 도입을 위해 테스트를 해야 했고, 이를 위해 대규모 서버가 필요했다. 테스트를 위해 도입했던 서버만도 500대에 이른다. 이때부터 서버 가상화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버마다 활용되지 않는 자원을 나눠 재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또 하나의 방안은 오픈소스 사용이었다. 카페24의 상당 수 서비스 지원 인프라는 오픈소스를 적용, 개발했다. 다양한 오픈소스를 가져다 사용하다 보니, 발생되는 문제점도 많았다. 힘겹게 구축을 해 놓고 보면 각기 다른 오픈소스를 사용한 것 때문에 유지보수에 어려움도 많았다. 심플렉스인테넛은 올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 이사는 “올해 인프라 개발에 적용된 오픈소스를 표준화 한다”며 “표준화가 이뤄지면 체계적인 관리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상용 솔루션을 쓰지 않기 때문에 특정 공급업체에 종속되는 경향도 없다. 자체 기술력 확보에도 유리하다. 운영비용 절감을 위해 저전력 서버 개발도 추진한다.
최근 이 이사의 고민이 하나 늘었다. 심플렉스인터넷의 신사업도 지원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핵심도 정보자원이기 때문에, 정보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달라진다.
이미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메모리, 디스크 용량을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요금을 지불하는 클라우드 상품을 개발, 출시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부가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고도화 하고 있다. 이 이사는 “기존에 제공 중인 카페24 쇼핑몰센터도 결국은 서비스로서의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서비스”라며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인프라(IaaS) 서비스를 넘어 장기적으로 서비스로서의플랫폼(PaaS)도 출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고객사가 급증하면서 3~4년 사이에 직원 수도 두 배 이상 늘어 750명에 이른다. 이중 인프라 운영 담당자가 120여명이다. 적지 않은 인력이다. 네트워크·서버 등 시스템 운영 담당, 기술지원, 인프라 설치와 관리 등으로 조직이 구성돼 있다.
IT인력에 대한 역량 강화가 관건이다. 인력이 늘어나면서 과거처럼 그때그때 이뤄지는 교육으로는 역량 강화는 불가능했다. 올해 직원교육 체계를 수립할 예정이다. 이 이사는 “수시로 이뤄지는 기능 교육과 연 2회 정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식공유시스템도 활용, 내부적으로 노하우도 적극적으로 공동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부서별로 유기적인 협업 체계도 만든다. 심플렉스인터넷의 서비스는 기술연구소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서비스 형태에 맞춰 제품화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술지원부서는 직접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준다. 구축된 고객의 인프라를 시스템운영 부서에서 유지보수와 상시 대응을 하는 체계로 이뤄져 있다. 이 이사는 “각 팀들이 서로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높은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를 가능하도록 하는 내부 업무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훈 심플렉스인터넷 이사는 1970년 생으로 포항공과대(포스텍) 물리학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했다. 1997년 심플렉스인터넷 창립멤버로 입사해 현재 최고정보책임자(CIO)로서 인프라를 총괄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