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3]MWC 하이라이트

IT 강국의 선도 기업답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최신 스마트 폰을 보며 감탄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중국 업체들이 매우 근사한 수준까지 추격해 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는 한국 업체가 여전히 최선두 기업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일반 이용자는 물론 사업자들, 연구자들 또는 심지어 경쟁 기업의 주요 인물들까지도 모두 한국 기업의 부스를 방문하는 것을 필수 코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단말이 주목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록 MWC가 통신 사업자 중심의 행사이기는 하나 선도적 제조업체의 최신 단말은 늘 MWC의 중심에 있었다.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전달되고 실제로 구현되게 하는 것은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새로운 통신 단말과 단말의 발전 방향은 늘 MWC의 주요 의제이기도 했다.

2월 26일, MWC 2013 둘째날은 새로운 단말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슈가 제기된 날이었다. 특히 지금까지 모바일 시장 변화의 중심이 되어온 스마트폰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제시되고 논의된 하루였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은 안드로이드와 iOS라는 두 거대 OS를 중심으로 주로 선진 시장의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기존의 OS로는 플랫폼 종속 문제, OS 기능 제한의 문제 등으로 미래의 스마트-모바일 확산 시대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기존의 선진 시장이 아닌 저개발 국가의 소득이 낮은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더 낮은 원가 수준의 단말기가 필요하다는 점 등이 미래 단말기가 해결해야 할 당면 문제로 지적됐다.

첫째 문제에 대해서는 결국 개방과 연결을 더 강화하는 방향에서 새로운 OS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주장을 배경으로 타이젠OS, 우분투OS, 웹인OS, 그리고 파이어폭스OS 등이 MWC 2013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이들 중 타이젠과 웹인 그리고 파이어폭스는 HTML5 기반으로 개발됐다. 파이어폭스는 PC용 웹브라우저에서 스마트폰 OS로 발전한 것이며, 타이젠과 웹인은 PC, TV 및 자동차 등 멀티 기기의 운영체계를 지향하는 OS다. 우분투는 PC용 리눅스OS에서 출발하여 작년에는 TV, 올해 스마트패드와 스마트폰용 OS를 선보이는 등 멀티스크린 OS를 지향하고 있다. 이들 중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타이젠OS는 이미 독자 스마트폰을 이번 행사를 통해 선보였고 파이어폭스OS는 ZTE, 알카텔 등이 제품화했다.

이들 HTML5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OS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한다. HTML5 자체가 아직 보편적이고 성숙된 기술 표준이 아니라서 새 OS들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이들은 궁극적으로 웹과 앱의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OS에 비해 개방성이나 연결성 측면에서는 탁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질라 CEO인 개리 코박스(Gary Kovacs)에 따르면 일반 웹과 모바일 웹은 결국 같은 것이고, 웹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곧 스마트한 생활의 핵심이며, 그렇다면 웹과 앱이 통합된 생태계를 이용할 수 있는 파이어폭스OS가 이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 주장은 모든 HTML5 기반 OS에 공통되는 지적이기도 하다. 과연 이들 새로운 OS 진영의 주장처럼 이들이 성공을 거두어서 미래의 소비자들은 웹과 앱이 통합된 보다 개방되고 자유로운 환경을 누리게 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둘째 문제, 스마트폰의 소비 경험과 가치를 저개발 국가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매우 실질적인 계획과 노력이 발표됐다.

이러한 노력의 선도 그룹에 노키아가 있다. 노키아는 저개발 국가를 위해 예전의 노키아가 보였던 것과 같은 접근, 즉 독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량 생산한 저가 단말기를 공급하겠다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노키아는 자사의 고유 OS인 심비안을 기반으로 저개발 국가 소비자를 위한 저가 스마트폰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노키아에 따르면 저개발 국가 시장의 고객 니즈는 선진 시장과 다르기 때문에 이들 지역 시장의 인프라, 문화 등을 감안한 별도의 제품이 필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노키아 익스프레스 브라우저는 압축률이 90%나 되는데 이는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한다.

물론 노키아의 주장처럼 그들 저개발 국가의 소비자들은 일반 스마트 폰이 아니라 이처럼 특화되면서도 저렴한 스마트 폰을 더 원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사업하고 있는 방식처럼 기존 안드로이드폰을 매우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지금 결론을 내기 어려우며 조만간 시장에서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스페인)=신동형 LG경제연구원 연구원, 서울=서기만 LG경제연구원 IT담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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