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ADT캡스 고위 경영진들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 ADT캡스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월마트 모토로라 야후 등 세계적 기업들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과 달리 탄탄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국내 법인은 미국에 이어 ADT캡스 해외 사업장 중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린다. 직원에게 자유와 권한을 모두 부여한 결과는 실적 상승으로 되돌아 왔다.
26일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는 “직원들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경영자로서 흐뭇하다”며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한다”고 전했다. 직원들 모두 우리는 2위 회사로, 1위 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이다. 20여년의 한국 생활은 그를 한국인으로 만들었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열정적으로 노는 한국문화에 익숙해 졌다. `빨리 빨리` 문화도 이제 낯설지 않다. 벅월터 대표는 지난 1983년 한국에 첫 발을 디딘 후 지금까지 20년 이상 생활을 해 오고 있다. 주한미상공회의소 뿐 아니라 국내 정·재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모임에도 적극 참가한다. 모임참가가 한국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협력관계 구축에도 득이 된다는 판단이다.
그는 긴급히 출동하는 직원들의 안전을 소중한 가치로 여긴다. “5∼10분 안에 현장에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늘 노출돼 있다”며 “그래도 KPI보다는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DT를 국내 기업으로 생각하는 고객이 많을 정도”라면서 “외국 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이 너무 높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2위` 시장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벅월터 대표는 이를 위해 올해 고객만족 관리에 보다 관심과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벅월터 대표는 “보안 산업은 올해도 성장하겠지만,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신규 빌딩이 많이 늘어날 것 같지 않다”며 “윈-백 영업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D급 영상기술은 물론이고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결합하는 융합형 상품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투자 확대도 시사했다. 브래드 벅월터 대표는 “한국의 연구개발(R&D) 능력은 세계 최고”라며 “ADT캡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빌딩관리솔루션인 `ADT 사이트큐브(ADT Sightcube)`는 중국·인도·싱가포르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송도 R&D센터를 통해 한국의 입증된 기술력이나 제품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기 위한 방도를 모색 중이다. 캡스는 현재 LG CNS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옥타넷`이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보안 수준이 높으면서도 안전한 국가”라며 “가장 일하기 부러워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