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스마트카 강국 코리아, 완성차만의 몫 아니다

Photo Image

자동차는 미래 SF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자동차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이자 우리 생활문화와 밀접하다는 방증이다. 상상에 기반한 영화 속 자동차는 주인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스스로 달려온다. 때로 날아다니기도 한다. 심지어 타임머신이 되기도 한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 카`라는 이름으로 영화속 미래카 모습의 초기를 체험한다. 선진 각국은 현실 기술을 기반으로 영화 속 미래카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사활을 건 경쟁에 돌입했다. 경쟁 주체도 완성차업계에 한정하지 않는다. 정보통신업계, 가전업계, 바이오업계, 로봇업계, 소프트웨어업계, 유통·물류업계 등도 자동차업계의 협력자이자 잠재 경쟁자다.

이를 이해하려면 `스마트 카` 용어 정의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 카는 `모빌리티 기술에 차세대 전기전자·정보통신·지능제어 기술 등을 접목해 고안전·고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인간 친화적 자동차`를 의미한다. 기존 자동차에 개방성·유연성(확장성)·연결성·능동성 등이 추가된 개념이다. 산업적·경제적·문화적 요소를 집약한 파괴력 높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다.

더욱이 스마트 카는 국가 인프라 구축을 동반한다. 통신뿐 아니라 교통인프라까지를 포괄하기 때문에 산업경제적 파급 효과가 막대하다. 특히 개방성과 연결성이라는 스마트 카의 특성상 참여 주체가 다양하다. 발전 단계에 따라 산업 주도권을 누가 쥐고 갈지도 관심사다. 지금 단계는 완성차업계에 그 역할이 집중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존 완성차만의 몫은 아닌 셈이다. 다양한 업계, 대·중소기업 모두가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하는 분야다. 구글카, 애플카는 물론 `갤럭시카(삼성)` `옵티머스카(LG)` `올레카(KT)` `T카(SK)` 등도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

역사상 유래 없는 자동차 산업 변혁기다. 한국형 스마트카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다행히 우리는 `스마트폰 쇼크`와 함께 제기된 `스마트 카` 미래 전망에 귀 기울여 `차량IT 융합 산업`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결코 빠른 출발은 아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부 조각과 맞물려 자칫 `스마트 카` 육성 정책이 표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핵심 첨단산업의 국가 청사진이 그랬듯이, 정부 부처별 책임과 권한의 분산은 정책적 실기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 이내에 스마트카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기존 IT강국·자동차강국이라는 위상을 뒤로 한 채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낙오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 놓았다. `퍼스트 무버`는 커녕 `패스트 팔로워` 지위마저 상실할 수 있다. 스마트 카 산업은 이제 초기 시장을 형성한 새로운 영역이다. 차세대 우리 경제를 이끌 대표적 아이템임을 잊어선 안 된다.


심규호 전자산업부장 khs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