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시대 카운트다운]<6>빅데이터 활용, 목적 설정이 핵심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 도입에 관해 고민한다. 기업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도대체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은가, 또는 조금 발전하면 어떤 시스템을 도입하는가의 문제다. 대답은 항상 같다.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정의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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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지금은 유명한 이야기지만 미국의 가장 큰 소매 체인인 `타깃` 사례를 보자. 미국 중부 한 도시에서 어떤 아버지가 화난 얼굴로 가게로 급히 들어와서는 가게 매니저를 만날 것을 요구했다. 매니저가 이유를 묻자 화난 아버지는 고등학생 딸에게 배달된 신생아 용품 쿠폰을 보여주며 “내 딸이 임신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인가?” 하면서 항의했다. 무슨 영문인지 전혀 모르는 가게 매니저는 사과했고 며칠 후 다시 사과를 위해 집으로 전화했을 때 아버지는 훨씬 누그러진 태도를 취하며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우리 집에서 있던 것 같다”고 하며 무례함을 사과했다. 그렇다. 타깃은 그 집 아버지보다도 먼저 고등학생 딸의 임신 사실을 알고 신생아 용품 쿠폰을 보냈던 것이다.

과연 타깃은 어떻게 알았을까? 물론 타깃은 그전부터도 할인을 미끼로 발급된 멤버십 카드의 각 고객에게 주어진 고유번호로 주소를 알고, 어떤 상품을 주로 구매하며 어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지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그 정보를 사용해 크리스마스 전에 아이들이 있는 집에 크리스마스 장난감 쿠폰을 보낸다든지, 여름이 오기 전에 수영복 쿠폰을 보낸다든지 등 간단한 고객관리시스템(CRM) 활동이었다.

하지만 타깃은 기존 고객 관리를 뛰어 넘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이것이 빅데이터가 기존의 CRM과 다른 점이다. 그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신생 부모 초기 단계에서 구매유도는 임신에 필요한 상품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산후에도 자신의 가게에서 제품을 구매할 확률을 매우 올릴 수 있음을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비누, 치약, 칫솔, 휴지 등의 상품을 거의 변함없이 마치 습관처럼 사지만 임신 등 중요한 사건이 생길 때 구매패턴이 바뀌어 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타깃은 곧 임신초기 임산부를 찾아내는 연구에 착수하고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냄새 없는 로션이나 칼슘, 마그네슘 등 보조식품 구매 등 약 25가지 상품의 구매는 임신 초기와 관련이 있으며 상품구매 패턴을 분석하면 아주 정확한 확률로 임신 초기 사람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출산이 임박하거나 막 출산하면 모든 것은 더 명확해지고 이때는 분유, 기저귀 기업도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한다. 하지만 타깃은 이것을 훨씬 먼저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주 짧은 사례지만 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에 관심 있는 기업이 취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타깃은 정확하게 알고 싶은 것이 있었다. 알고 싶은 것은 기업 성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인 가치다. 두번째 타깃은 알고 싶은 것을 분석하기 위하여 데이터를 구하고 분석했다. 여기서는 단순하게 구매 이력만 본 것처럼 되어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출산한 사람 데이터를 놓고 이전의 구매 패턴을 연구했다. 임신한 사람의 구매 이력을 알기 위해 나중에 출산한 사람이 그 전에 임신하였을 때 어떤 구매를 하였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빅데이터는 알고 싶은 것으로 시작해 필요 데이터를 구하는 프로세스이지 데이터를 모아놓고 `자, 무엇이 나오는가 보자`라는 방식이 아니다.

세번째는 분석된 정보를 기업활동에 적극 활용하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빅데이터의 활용에 꼭 따라 붙는 질문이다. 고객 프라이버시 침해가 되지 않았을까? 맞다. 어떤 데이터 활용은 별로 상관이 없지만 어떤 것은 아주 민감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내가 미혼모인데 타깃에서 알고 임신관련 제품 쿠폰을 보내주면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다. 타깃은 임신관련 용품 쿠폰을 보낼 때 전혀 관련이 없는 상품의 쿠폰도 같이 보내주어 받는 사람이 임신관련 용품의 쿠폰이 그저 “따라왔구나”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zoonk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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