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가입을 결심한 35세 남성 직장인 이모 씨는 전화기를 드는 대신 컴퓨터 인터넷 창을 열었다. 설계사를 통하지 않아 보험료가 훨씬 저렴하다는 직장동료의 조언 때문이었다. 동료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월 납입금이 저렴한 것은 물론, 자세한 정보들을 살펴볼 수 있어 원하는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이 가능했다.
생명보험업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그 기반을 옮겨가고 있다. KDB생명과 현대라이프 등 대표적인 생보사들은 온라인 보험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였으며, 교보생명, 한화생명도 별도의 온라인 전용 생보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보험 상품은 설계사나 텔레마케터를 거치지 않고, 고객 스스로 보험을 설계하고 가입한다. 별도의 점포 운영비나 설계사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보험료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사망을 보장하는 KDB생명 ‘KDB인터넷정기보험’ 상품의 경우, 35세 남성이 보험기간 10년, 보장금액 1억 원을 기준으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한다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설계사를 통할 때보다 월 4,300원 저렴하다.
사망과 고도장해 시 1억 원을 각각 보장하는 상품인 ‘가족애드림보험’을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면 월 19,300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인터넷으로 ‘KDB인터넷정기보험’을 가입할 경우 월 15,000원이면 된다. 전체 납입기간으로 따지면 총 516,000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심지어 인터넷 상품은 고도장해 시 10년 간 매년 1,0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질 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
KDB생명 관계자는 “인터넷 상품이 기존 상품보다 저렴한 이유는 소비자가 직접 가입을 하기 때문에 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생명보험 외에 인터넷 전용 어린이보험과 암보험도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20% 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 설계사를 통할 때보다 무조건 싼 것은 아니다.
사망 시 1억원, 고도장해 시 1억원을 보장받는 같은 조건으로, 남성이 라이나생명의 ‘클릭OK정기보험’을 가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흡연 시 월 21,200원을, 비 흡연 시 월 17,900원을 납입해야 된다. 흡연 시에는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타 사의 온라인 상품보다 오히려 보험료가 더 비쌀 수 있다.
사망 시 1억 원, 재해사망 시 2억 원을 보장하는 현대라이프의 ‘정기보험110’은 인터넷과 설계사 채널 모두 월 20,000원으로 금액이 동일하다. 소비자들의 꼼꼼한 비교와 정보 검색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편, 우리나라에 앞서 인터넷 보험 판매를 시작한 미국의 경우 인터넷 채널 가입 비중이 이미 1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이 더 발달한 우리나라는 그 속도가 더욱 빠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