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이 다른 전기차는 뭔가 달랐다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개발된 차와 내연기관 기반의 개조차로 양분될 전망이다. 중대형 배터리의 전기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행 성능과 안전성 면에서 미세한 차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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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유럽시장에 선보이는 BMW I3의 외관 구조도.

6일 업계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10여종 전기차의 배터리 채용 위치가 언더플로어 타입과 뒷좌석 매립형 두 가지로 나타났다.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된 차량은 운전석 밑인 언더플로어 타입을, 기존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는 뒷좌석 안쪽의 연료탱크 자리에 위치시킨 형태다. 배터리 무게가 200∼300㎏인 점을 감안하면 위치에 따라 주행 성능과 안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는 동력장치를 전기적 장치로 바꿨을 뿐, 일반 차량의 설계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전기 동력원에 따른 적합한 설계가 아닌 사실상 개조차인 셈이다. 기본적인 도로 상황이나 주행 안전 등 기구 설계는 검증 됐지만 전기적 특성을 구사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일반차는 주행 밸런싱을 위해 엔진 등의 내연기관은 앞쪽에 배치하고 연료탱크를 뒤로 하면서 무게를 배분한다.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는 엔진 등의 내연기관은 보다 가벼운 모터로 교체했고 소비에 따라 무게가 유동적인 연료탱크가 일정한 중량의 배터리로 바꿨다.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 중 차량 바닥에 무게를 분산시킨 T자형의 배터리 구조를 채용한 GM의 쉐보레 볼트 이외 대부분의 차는 연료탱크와 트렁크 공간을 활용해 배터리를 적재했다.

반면 애초부터 전기차로 개발된 BMW의 `I3`나 GM `트위지`는 언더플로어 타입으로 설계 했다. 균형적인 무게 배분으로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이유에서다. 언더플로어는 차량 충격 시 폭발성이 있는 배터리가 차량 내부나 외부로 튀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로 바닥으로 떨어지게 설계해 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 기어 박스를 모터와 트랜스미션과도 가깝게 설계해 외부로 돌출 시키지 않아 내부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내연 기관기반의 전기차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장점이다.

윤선호 BMW I3 프로젝트 매니저 “내연기관의 모든 구조나 경험으로 하지 않고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했기 때문에 배터리 위치나 전기차 특성을 최대한 적용했다”며 “향후 전기뿐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등의 동력 확장이나 변형도 가능한 구조로 친환경 미래차까지 고려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철완 전기차 전문가는 “전기적 특성을 고려한 밸런싱 기술로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 고속 전기차로 활용 가능하고 추돌 시 배터리 화재 등 2차사고 발생 확률이 적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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