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성 개선, 450mm 웨이퍼 공정이 이끈다](중)투자 비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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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450㎜ 웨이퍼 공정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결국 막대한 비용이다. 장비 업체들이 선뜻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기술적 어려움은 차치하고 엄청난 투자 부담 때문이다.

◇예측 불가 투자 비용=현재 주력 생산 라인인 300㎜ 웨이퍼 공장을 하나 만드는데 약 4~5조원이 소요된다. 450㎜ 공정은 약 100억달러(약 11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2배 이상이다. 그렇다고 450㎜ 장비 가격이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소자 업체들은 300㎜ 장비보다 가격은 약 30% 높게 쳐주면서 웨이퍼 장당 처리 시간은 지금과 같거나 더 빠른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10나노 이하 미세 공정에 쓰일 만큼 정교해져야 한다. 라이어 수브라마니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이사는 “장비 업계 통틀어 양산 제품이 나오려면 약 2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비 업계는 450㎜ 웨이퍼 장비 R&D와 함께 14나노미터(nm) 이하 300㎜ 웨이퍼 공정도 고도화해야 한다. 이중 투자가 불가피하다. 장비 업계는 오는 2016년이면 R&D 비용만 2010년 대비 1.5배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본다. 최리노 지식경제부 PD(인하대 교수)는 “아직까지 300㎜ 웨이퍼 장비 개발비를 다 회수하지 못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바꿀 부품만 수백종=장비만 약 50여종이 개발돼야 하고 그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고려하면 수백가지가 변한다. ASML이 오는 2015년 상용화 예정인 EUV 장비가 단적인 예다. 웨이퍼는 커지지만 다이 면적이 작아지기 때문에 센서 감도도 높이고 마스크를 찍는 위치도 바뀐다. 웨이퍼를 옮기는 스테이지가 커지고 무거워진다. 스테이지를 받치는 석정반과 스테이지 진동을 줄일 수 있는 진동 관리 기술, 대체 소재가 필요하다. 웨이퍼를 받치는 핸들러도 마찬가지다. G450C의 표준 규격은 챔버 크기를 지금의 1.4배로 키워야 한다. 웨이퍼 면적이 확대되지만 장비 크기를 대폭 늘리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터 기능도 향상 돼야 한다. 무게·속도를 개선하려면 전력 소비량이 증가하므로 이를 낮추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증착·식각 공정에서는 화학 물질을 균일하게 뿌려주기 위해 노즐과 샤워 헤드를 교체해야 하고 플라즈마 운동 속도와 운동량, 방향도 다시 설정해야 한다. 고열·저온 공정을 오가면서 웨이퍼가 휘는 것을 막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장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 열교환기, 펌프, 가스 분사기, 센서, 각종 액체 주입기, 오링(O-ring) 등 장비 내 거의 모든 게 달라진다. 테스트 공정도 마찬가지다. 센서가 웨이퍼 전체를 훑는데 드는 시간은 면적에 비례하기 때문에 센서 이동, 인식·분석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이 모든 R&D 비용과 투자비를 누가 감당할 것인지가 숙제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각 수요 기업이 장비 규격을 표준화하고 구매 확약을 해준다면 투자할 의향도 있다”며 “결국 협업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성 개선, 450mm 웨이퍼 공정이 이끈다](중)투자 비용은?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