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걸로(드라마 신사의 품격)` `멘붕(인터넷)` `어서와(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 `어떡하지 너(영화 건축학개론)` `강남스타일(가수 싸이)`
지난 연말 한 포털사이트가 뽑은 2012년 최고 유행어 상위권에 포진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도 있고, 통 무슨 말인지 모를 유행어도 있다.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치곤 유행에 둔감한 것 같아 걱정이다.
유행어는 글자 그대로 `유행하는 말`이다. `멘붕` 같은 신조어는 예외지만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평범한 말이 유행어로 떠오른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대중이 관심을 가진 곳이라면 열에 아홉은 유행어가 탄생한다.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에서도 적지 않은 유행어가 등장했다. `지식경제` `녹색성장`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 구상을 뒷받침하는 두 단어는 MB경제의 상징이었다.
비공식 유행어로는 `토목경제`가 있다. 정작 그 분 앞에서는 `토목`을 운운하지 않았지만 정권 말로 접어들수록 자주 들었던 말이다. `토목`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본의 아니게 애꿎은 모양이 됐다.
이달 말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도 몇몇 유행어가 예상된다. 1순위 후보는 `창조경제`다. 이미 히트 조짐이 보인다. 창조경제를 위한 정책, 토론회, 사업 등. 지난 한달 사이 기업이나 기관이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에 창조경제라는 말이 부쩍 늘었다.
비공식 유행어도 대기 중이다. `불통` `밀봉`이 후보군이다. 처음엔 취재원 고갈에 시달린 언론이 자극적으로 내뱉은 말인 듯했다. 요즘 들어 사회 전반으로 우려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언제나 그랬듯이 유행어는 떴다가 지기 마련이다. 이왕이면 냉소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인 유행어가 좋다. 앞으로 5년 `불통` `밀봉`보다 `창조경제`가 유행어 상위권에 오르길 바란다. 나아가 반짝하기 보다는 오랜 시간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형 유행어가 되길….
이호준 성장산업부 차장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