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나로호가 두 번의 발사실패와 연기 끝에 하늘 문을 열었다. 발사 순간 마음을 졸인 사람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나로호 개발과 발사를 주도한 기관 관계자뿐만이 아니었다. 온 국민이 숨 죽여 발사 성공을 빌었다.
두 차례에 걸친 발사 실패와 중단·연기 때 우리 국민은 질책보다는 격려를 보냈다. 지난 몇 년간 가족과 떨어져 오지인 고흥 외나로도에서 오직 나로호 발사 성공만을 위해 땀 흘린 그들의 노고를 알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발사실패와 중단을 아쉬워하면서도 척박한 연구개발(R&D) 환경을 지적했다. 국민의 따뜻한 격려와 염원 덕분인지 우리는 우주개발 사업에 나선 지 20여년 만에 우리 힘으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궤도에 안착하는 쾌거를 거뒀다. 세계 열 한 번째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우리 우주기술 수준을 2009년의 46.3%에서 83.4%로 끌어올렸다. 우주센터 등 발사장 설비 부문은 90% 수준에 이르렀지만 아직 발사체 개발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비록 우리가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클럽(스페이스클럽)에 진입하는데 성공했지만 투입된 예산이나 인력을 보면 신기에 가깝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춥고 배고픈 시절을 생각하며 이 악물고 참아야 할까.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일본과 미국의 5분의 1과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투입 인력 역시 미항공우주국(NASA·1만8800명)이나 일본 JAXA(1700명), 러시아 Roscosmos(3만5000명) 등에 비하면 국내 항우연(720명)은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은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다. 2021년까지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하려면 준비해야할 일이 많다. 예산과 인력 확충은 기본이다. 여기에 더 필요한 것은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정책의지와 식지 않는 국민의 관심이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했다고 우주개발 관심이 멀어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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