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관장할 총괄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실 주최로 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 정부의 개인정보정책 방향과 정보인권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독립 기구 설립과 함께 금융, 정보통신 등으로 나눠져 있는 개인정보보호 관련법도 하나로 묶는 재정비 작업이 변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이은우 변호사는 “현 정부에서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부 역할부터 법을 통합하려는 입법부의 노력, 권리구제까지 모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은우 변호사는 “정부는 산업계와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만큼 개인정보보호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며 “감독기구가 거의 식물상태”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제적 추세인 통합형 개인정보보호 감독기구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합기구는 입법권, 행정권, 시정조치, 권리구제까지 모든 기능을 갖고, 준사법적 권한도 갖는 모델이다.
이 변호사는 “개인정보 문제는 공정거래 문제처럼 각 부분처럼 흩어져 있을 때 그 부처에서 목소리를 못 낸다”고 전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 역시 “개인정보보호법이 일반 국민에게 존재감이 별로 없다”며 “인터넷 기업들이 이용약관 제시하고 동의하십시오라고 제안할 때 동의 안 하면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행정부에서 나온 토론자들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순기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과장은 “오늘 토론회는 일반 행정기관의 비효율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개인의 권익보호와 기업들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입법적 규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이어 “개인정보는 법이거나, 테크닉컬한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문화· 관행과 관련된 것”이라며 “이는 법으로 규제할 게 아니라, 절차와 방식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과장은 “유엔(UN)에서도 정보통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권고해 오고 있다”며 “플랫폼을 설치할 때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안정적으로 될 수 있도록 설계를 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