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재부품산업, 아베노믹스에 긴장해야

일본 신정권이 펼치는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우리나라 수출 주력인 소재부품 산업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경제 재건을 위해 강력한 엔저 기조와 더불어 2013년 예산안에서 소재부품 산업에 적지 않은 재원을 투입키로 했다. 결국 경기 부양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제조업, 그 중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소재부품 산업을 중심축으로 삼았다.

소재부품은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자,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일본 정부가 전례 없는 지원에 나서는 분야도 차세대 반도체·2차전지 분야다. 우리 핵심 산업을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근래 들어서는 한국 제조업의 체질이 강해지면서 과거 대일 수입 의존도에서도 서서히 벗어나는 상황이었다.

이미 아베노믹스의 여파는 우리 소재부품 산업에 미치고 있다. 최근 엔저 현상이 심화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우리나라 안방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소재 산업이 받을 타격은 심각할 수 있다. 여전히 일본과 기술 격차가 큰 산업 분야이고 근래 들어 조금씩 자생력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토종 소재 기업이 일본 기업의 무차별적인 가격 공세에 이례적으로 반덤핑 제소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인 반도체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 엘피다가 최근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한국 반도체 업체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엘피다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유지하면 반도체 시장에서 자칫 출혈 경쟁마저 우려된다.

비록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이지만 지금까지 경제 대국으로 이끈 힘은 자국 소재부품 산업이었다. 제조업의 근간이자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 같은 점을 분명히 각인해야 한다. 아베노믹스의 견제를 넘어 세계 초일류 제조업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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