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고 오븐에서 굽기만 하면 되는 박막태양전지 대량생산 기술이 등장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청에너지연구센터 민병권 박사팀은 프린팅 방법과 같은 저가형 공정을 이용해 고전압을 낼 수 있는 박막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용액을 통한 페이스트 코팅 제조 공정은 박막태양전지 제조비용을 줄일 기술이다. 기존 공정에 필요한 고가의 진공장비가 필요 없으며, 인듐과 같은 고가 원료의 손실이 적고 빠른 공정 속도가 특징이다.
태양전지는 단위 셀을 많이 연결할수록 저항이 커져 효율이 감소한다. 효율을 높이려면 단위 셀 자체가 고전압을 발생시켜 모듈에 들어가는 단위 셀 수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넓은 띠 간격(wide band-gap)의 반도체 박막을 제조해야 한다. 띠 간격이 너무 크면 그만큼 빛 흡수량이 적어져 효율이 감소한다. 고전압이 발생하면서 효율이 최고가 될 최적의 띠 간격을 발견,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하던 셀레늄(Se) 대신 황(S)으로 이루어진 CIGS(구리-인듐-갈륨-황 화합물) 박막을 간단한 특수 용액을 기판에 바르는 페이스트 코팅법으로 띠 간격 1.5eV 이상인 박막 구현에 성공했다. 이를 적용한 태양전지 소자 제작을 통해 태양광-전기 변환 효율 8.3%, 개방전압 787㎷의 저가형 고전압 CIGS 박막태양전지를 만들었다. 세계 최고 효율 제품이다.
독성이 강하고 폭발성이 큰 용매를 사용해 제한 공간에만 실험이 가능했던 공정을 알코올과 같은 안전한 용매를 이용해 일반 공기 중에서 구현했다.
민병권 박사는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술로 발전용뿐만 아니라 건물용 태양전지로도 적용이 가능하며, 유연성 기판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에 2V 이상의 전압이 필요한데, 고전압을 낼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태양전지분야 최고 권위지인 `Progress in Photovoltaic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