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6%.` 최근 전자신문과 오픈서베이가 여대생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창업 관심 비율이다. 남학생(67.7%, 300명 조사)보다 낮지만 상당수 여학생이 창업을 꿈꾼다. 여성의 각계 진출, 특유의 창의력, 감성 그리고 속속 등장하는 사례가 힘이 됐다. 여성벤처기업 수는 지난해 2000개를 넘었다. 2007년 501개사에서 5년 만에 네 배 늘었다. 추세는 지속된다. 여성벤처인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최정숙 여성벤처협회장과 30일 취임 예정인 이은정 차기 회장 내정자가 만났다.

“좋은 신호가 보인다.” 두 사람이 말한 최근 여성벤처업계 분위기다. 여성벤처 비중은 미미하지만 변화를 확신했다. 단순히 여성 대통령 탄생 때문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3F`시대다. 과거 힘으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감성과 섬세함이 두각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3F는 가상(Fiction), 감성(Feeling), 여성(Female) 머리글자다. 이 차기 회장도 “여성벤처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게 중요한 변화”라며 “우리 사회에 여성 역할에 힘이 실리면서 여성 창업과 성공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벤처에 관심과 배려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혹자는 `공정거래를 하라`고 하지만 1000억 벤처클럽 현황에서 보듯 아직 한계가 있다”며 “여성벤처가 우리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낼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발표한 벤처 1000억 클럽(381개사) 가운데 여성기업 수는 세 곳에 불과하다. 이 차기 회장도 “20~30년 전만 해도 여성이 경영학과에 들어가는 것조차 꺼렸다. 사업할 준비가 부족했다”며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이들이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창조경제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벤처가 아직 매출이나 고용창출 측면에서 부족하지만 이는 기회요소라고 강조했다. 2010년 기준 여성벤처 평균매출은 32억7000만원이다. 고용인력은 14.0명이다.
성공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최 회장은 여성벤처가 약한 부문으로 `네트워크`를 지적하고 이것만 활성화해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기업인은 정보와 네트워크에 목말랐습니다. 과거 벤처 붐 당시엔 많은 모임과 포럼이 있었는데 사라졌습니다. 정부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차기 회장도 공감했다. “`계(契)`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은 모임에서 다양한 협력을 합니다. 최근 컨버전스(융합)가 강조되듯이 여성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남성 위주의 모임과는 또 다른 장이 됩니다.”
포부도 밝혔다. 여성성장촉진센터를 세워, 여성기업 성장단계별 생태계를 지원한다. 창업부터 성장·확장·상장(IPO) 단계별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책을 만들 계획이다. 이 차기 회장은 “여성이 기업 경영을 잘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하겠다”며 “여성의 부족한 부분을 만회하고 이들의 장점을 살릴 전문가 집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언과 당부도 이어졌다. 최 회장은 “2년(회장 임기)이 훌쩍 지나간다. 회장직을 홀로 수행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때로는 임원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차기 회장은 “지난 2년 최 회장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지속적으로 따끔한 지적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최정숙 회장은 닐슨컴퍼니코리아 부장과 나라기획 마케팅 부국장을 거쳐 2001년 포커스컴퍼니를 세웠다. 2005년부터 여성벤처협회 부회장으로서 업계 목소리를 대변했다.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 산업기술연구회 이사를 맡고 있다.
◆이은정 차기 회장은 1997년 한국맥널티를 설립했다. 2011년부터 여성벤처협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다. 적십자사 미래특별위원회 위원,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위원회 위원,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