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 톱 뷰]<4회>배호경 시큐아이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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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호경 시큐아이닷컴 대표는 절제의 미학을 중시한다. 술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삶의 궤적은 과음을 경계하는 `계영배`의 모습을 쫓는다. 소설 상도의 주인공 거상 임상옥이 머리맡에 두고 잤다는 계영배는 어둠 속에서 불빛을 비추는 인생의 등대 같은 존재다.

배호경 대표는 “기업이나 사람이나 균형감각,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의 `과유불급`은 그가 중요시 여기는 사자성어다.

그래서였을까. 취임 첫 해 매출은 과도함을 허락지 않았다. 차세대방화벽, 침입방지시스템(IPS) 등 네트워크 보안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시큐아이닷컴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1000억원 돌파는 올해의 숙제로 남겨뒀다. 지난해 이 회사는 보안업계 평균 성장율 11%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2011년 830억원이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900억원대 중반을 기록했다. 물론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돌았다.

배호경 대표는 “1000억 고지 등극은 조금 늦었지만, 올해부터는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올해 국내 보안 시장은 12∼13%의 성장이 예상되며, 일본 시장도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큐아이닷컴은 안랩, 인포섹과 함께 보안 `빅3`로 불린다.

취임 2년 차인 배호경 시큐아이닷컴 대표는 소위 영업통이다. 삼성중공업 삼성화재를 거쳐 에스원 보안솔루션본부장, 세콤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래서인지 올해 매출목표는 공격적으로 잡았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과 일본 동남아 수출 확대로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배 대표는 “그 동안 중저가 라인업 위주 영업이 이뤄졌으나, 올해 100기가 제품을 출시하면서 통신사, IDC센터를 겨냥한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에게 업무에 관한 한 강한 도전의식을 주문한다.

배 대표는 “한 번 뿐인 인생에서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며 “혹여 실패 하더라도 학습효과는 남는다”고 말했다. 도전의식을 강조한 지난해에는 차세대 IPS 시큐아이 엠에프아이(SECUI MFI) 동남아 시장 진출준비 등 작은 결실도 맺었다.

배호경 대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회사의 체질개선도 점진적으로 추진 중이다. 우선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그 동안 경력직원 위주로 운영하다보니 하부구조가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 배 대표는 “신입사원 모집에 1800명이 지원해 이중에서 20명을 채용했다”며 “믿고 맡긴다면 이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폰 보안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또 삼성그룹에 대한 매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일반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를 꾀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에서 몇 년째 추진하고 있는 유지관리비용 현실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배호경 대표는 “사실상 보안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취약점이나 공격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상당히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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