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를 파괴의 도구가 아니라 창조의 도구로 활용한 두 사람이 있다. 바로 철학자 니체와 예술가 미켈란젤로다. 니체를 망치 철학자라고 한다. 기존의 철학을 부수고 그 위에 새로운 철학의 집을 지었던 철학자였기 때문이다. `위험한, 너무나 위험한` 사상가 니체를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의 철학에서 낡은 틀을 깨부수는 망치철학의 진수를 맞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니체를 망치 철학자라고 하는 이유는 근대를 마감하면서 플라톤(Plato) 이후 2500년간 서구인들이 신봉해왔던 전통적 가치관을 가차 없이 깨부수었기 때문이다. 그는 낡은 가치관을 전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도구로서 망치를 활용한 철학자다. 미래를 창조하려면 과거를 파괴하고 그 위에 살고 싶은 새로운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 우상 파괴자, 사유의 망치를 들고 사정없이 부숴버린 니체가 망치를 들고 부수는 행위는 새로운 창조를 전제로 하는 창조적 파괴다.
망치를 창조의 도구로 활용한 또 한 사람은 미켈란젤로다. 망치 하나로 대리석에 평생 영혼을 심으려 했던 미켈란젤로는 1475년에 태어나 89세로 눈을 감기까지 망치를 파괴의 도구가 아닌 위대한 창조의 도구로 삼았다. 그가 주검 앞에서 마지막으로 한 말, “이제 예술에 입문했는데 벌써 이 세상과 이별이라니.” 그는 6살 때부터 어딜 가나 망치 하나 들고 다니면서 망치로 예술적 영혼을 불살랐다. 그는 죽기 3일전에도 망치를 손에 들고 그의 마지막 예술적 열정을 불살랐던 것이다.
미켈란젤로와 관련된 의미심장한 일화도 많다. 하루는 미켈란젤로가 볼품없는 바위 앞에 섰다. 그리고 망치와 정을 꺼내 작품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지나가다가 이 모습을 발견했다. “무엇 하러 그런 흉측스러운 바위에 시간을 낭비하는 겁니까?” “이 바위 안에 아름다운 천사가 갇혀 있거든요. 그 천사를 밖으로 꺼내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에 나오는 말이다. 실제로 미켈란젤로가 어느 날 대리석 상점 앞에 있는 대리석을 보고 상점 주인에게 그 대리석의 값을 물었더니 “돈을 내지 말고 그냥 가져가십시오. 대리석을 공짜로 얻은 미켈란젤로는 그 후 약 1년 동안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 그리스도를 껴안고 있는 조각상을 만들었던 것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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