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진심

거리 곳곳의 잔설을 말끔히 녹인 겨울비가 내리던 21일 밤. 서울 양재동에도 한 일본 기업인이 뜨거운 눈물을 떨어뜨렸다. `2013 한국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대상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한 한국토요타의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토요타는 `뉴 캠리`로 외산 자동차 첫 `올해의 차` 대상을 받은 것은 물론 `그린카상(캠리 하이브리드)`과 `퍼포먼스상(렉서스 GS)`까지 연거푸 수상했다. 올해의 차 평가에서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BMW 3시리즈를 제쳤다. 이날 시상의 절반이 도요타에 쏠렸다. 우리나라 자동차 기자들이 평가하는 상의 특성을 감안할 때 토요타 3관왕은 이례적이다. 이날 시상식에 NHK가 직접 취재를 온 것만으로도 그 이례성을 짐작할 만한다.

통역을 통해 대상 수상 소감을 전하던 나카바야시 사장은 말미에 한국어로 “더 열심히…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한국 대표 취임 이후 3년간 겪었던 어려움과 서러움을 생각할 때 진심이 담긴 소감으로 받아들여졌다. 나카바야시 사장이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덧붙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토요타는 1위를 지킨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와는 달리 한국 시장에서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BMW, 벤츠,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 차의 위세에 눌려 1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대량 리콜 사태에 이은 동일본 지진의 여파로 부진했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지만 토요타 위상에 비하면 초라하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들이 공공연하게 `읍소라도 해야 할 처지`라는 한탄하는 것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 행사로 토요타는 반전 계기를 잡았다. 내부적인 자신감도 많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일단 전문가들에게 품질만큼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제 토요타의 `진심`이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받아들여질 지 지켜볼 일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