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BYOD

한 때 선생님의 일기장 검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물론 초등학생에게도 프라이버시가 있다는 주장은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는 순수한 교육이라는 논리에 묻혔다. 일기를 꾸준히 쓰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일기쓰기를 생활화하는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논리다. 지금도 상당수 국내 초등학교에서는 어린이들의 일기에 선생님이 도장을 찍어준다.

요즘 기성세대 사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주제가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이 어른 대 어린이 간 구도였던 학교와 달리 직원과 회사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 되고, 원격 스마트워크 보급이 늘면서 학교에서나 있을 법 한 문제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다름 아닌 `BYOD(Bring Your Own Device)`이다. BYOD는 업무용으로 지급받은 기기가 아니라 자신이 원래 사용하던 단말기를 이용해 회사 업무를 보는 것을 말한다. 개인의 디바이스를 업무에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스마트워크가 대세를 이루면서 하나의 업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BYOD가 올 보안 시장에서 주목받는 단어 중 하나가 된 점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기업의 고급정보 유출 방지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지급받은 노트북의 경우 웹보안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과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개인 스마트폰은 얘기가 달라진다. 사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정보유출방지 소프트웨어를 깔려고 한다면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기업입장에서는 개인 정보 만큼이나 산업기밀 유출도 간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직원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회사 자료를 내려받고, 스마트폰에서 웹메일을 통해 확인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보안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BYOD는 올해 기업들의 최대 고민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CEO들을 딜레마에 빠뜨릴 BYOD 보안에 관한 황금비율이 궁금하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