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원리를 파악해야 문제풀이가 가능하고 한 번 막히면 다음으로 넘어가기 어렵다. 노리(Knowre)는 대치동 학원 출신 수학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수학교육 솔루션으로 새해 글로벌 무대에 출사표를 던진 스타트업이다.
노리는 출발부터 `본 투 글로벌(Born to Global)`을 목표로 삼았다. 타깃은 국내가 아닌 미국으로 서비스 역시 한국어가 아닌 영어다. 다음 달 미국에서 웹사이트 오픈 베타를 시작한 후 하반기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노리가 미국을 주 시장으로 삼은 이유는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수학교육 솔루션을 활용한 학습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시장이 열려 있는 상태로 단순한 콘텐츠 제공이 아닌 수학교육 솔루션을 지향하는 노리에겐 약속의 땅이다. 이미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도 확인했다. 지난해 4월 열린 전미수학교사협회 콘퍼런스(NCTM)에 참가해 현지 교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노리 경쟁력은 개별 학생 수학 이해도에 따른 개인화된 커리큘럼 제공과 체계적인 단계별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학생에게 이차방정식 문제가 주어진다. 정답을 맞히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고 틀리면 정답을 구하기 위한 단계별 학습을 진행한다. 문제 하나를 풀기 위해 단위지식 수준으로 쪼개진 여러 단계 학습을 완료하는 식으로 스스로 풀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연관 학습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확인되면 바로 해당 분야를 공부한다. 2차 방정식을 풀기 위해 먼저 부족한 연립 방정식 이해도를 높이는 식이다. 필요한 학습은 개별 단계마다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김용재 대표는 “단계별 풀이 과정을 이용해 학생이 어느 단계에서 막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 집중 학습으로 기초를 단단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석은 정·오답 체크 외에 풀이 횟수, 해설 참고, 풀이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화 된 예복습 커리큘럼과 필요한 학습 콘텐츠를 추천한다.
학생 수준에 맞는 다양한 문제 제공도 노리만의 강점이다. 미리 준비된 문제를 무작위로 노출하는 문제은행 방식이 아닌 단위지식 단계에서 학생 수준에 맞는 문제를 생성·노출해 필요한 학습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돕는다. 또 객관식 답 표기만 가능한 기존 온라인 학습사이트와 달리 수식을 포함한 주관식 답 표기가 가능한 기술력을 갖췄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글로벌 케이스타트업 대상을 비롯해 다양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노리는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15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뉴욕과 LA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인력을 꾸리며 글로벌 진출 준비를 마쳤다.
김서준 노리 이사는 “B2C 시장은 2월 오픈베타를 통해, B2B시장은 현지 메이저 교과서업체와 협력을 통한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노리는 풀이 과정을 지켜보고 적절한 학습을 코치해주는 온라인 과외선생님”이라며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 등으로 진출해 장기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담는 글로벌 수학교육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사진=윤성혁 기자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