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규제에 게임 업계 실망과 분노

`현 정부보다 더 강해진 게임 산업 규제`

게임 업계는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등 17인이 발의한 2개 법안이 게임 중독의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규제 일변도로 대응했다며 실망감과 분노를 나타냈다. 부담금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려는 정부 방침에 역행하고 게임 자체의 중독성에만 초점을 맞춘 단순 접근 방법이 비상식적 법안을 낳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트위터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두 법안 내용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 확대다. 기존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였던 셧다운제를 밤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확대했다. 청소년 자율성 침해와 일방적인 접속 제한으로 실효성 논란이 지속된 셧다운제를 축소·폐지하기는커녕 되레 세 시간 늘린 셈이다.

지난 2011년 이정선 새누리당 의원이 인터넷 게임업체가 매년 매출의 1%를 중독예방 부담금으로 납부하도록 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논란을 빚은 내용도 고스란히 담았다. 이 법안은 여성가족부 장관이 인터넷 게임 사업자에게 매출의 1% 이하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중독 치유부담금`을 부과·징수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부 부담금 확대를 엄격히 규제하고 점진적인 축소를 유도한 정부 방침과 180도 다르다. 정부는 `부담금관리 기본법`을 도입하고 2002년 107개였던 부담금을 2012년 97개로 줄였다.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2011년 당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에 포함됐다가 논란이 됐던 내용이 다시 등장했다”며 “어떤 문제 때문에 논란이 됐는지 전혀 고민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게임 중독유발지수`를 제작·배급하고 게임중독을 유발하는 게임을 제작·서비스할 수 없도록 규제한 내용도 논란이다. 게임 중독은 사용자의 성향, 생활환경 등 다양한 문화 환경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사용자가 아닌 게임에 초점을 맞춰 `중독성 있는 게임`으로 낙인을 찍게 된다. 이 법안은 인터넷 게임 중독유발지수를 개발·측정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홍유진 한국콘텐츠진흥원 통계정보팀장은 “게임 중독은 이용 결과에 따라 중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며 특정 콘텐츠 자체에 중독 여부를 적용할 수 없다”면서 “한 콘텐츠가 중독을 유발할지 예측하는 것은 지금까지 시도된 바 없으며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 학부모, 사회가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는데 법안은 문제의 근본을 단단히 잘못 짚었다”며 “전담 상담사의 일자리 창출 효과보다 청년 창업을 가로막고 시장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꼬집었다.

게임 규제 관련 법안 내용 비교

더 세진 규제에 게임 업계 실망과 분노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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