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고전압 전력반도체 기업 페어차일드반도체가 한국 내 8인치 팹을 전략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용 고전압 전력반도체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모바일 아날로그 솔루션 위주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한국 공장을 핵심 기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마크 톰슨 페어차일드반도체 회장은 CES 2013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모바일 솔루션은 현 매출의 25% 수준에 불과하지만 3~5년 내 50% 정도까지 키울 것”이라며 “한국 팹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페어차일드반도체는 지난 1955년 설립한 세계 첫 상업용 집적회로(IC) 회사다. 고전압(하이볼티지) 전력반도체 시장 1위다. 이 회사는 모뎀·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메모리를 제외하고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든 반도체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중심 기업으로 변신한다. 이 회사의 스마트폰용 솔루션은 RF반도체부터 전력관리칩, 자이로센서, LED 드라이버 등 20여종에 이른다.
톰슨 회장은 “미국에서 생산 중인 모바일 칩 가운데 핵심 제품 몇 가지의 생산 거점을 한국으로 옮길 계획”이라며 “최근 완공한 한국 8인치 팹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페어차일드는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종전과 달리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CES에서 고객 대상 설명회를 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달 열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도 부스를 차려 참가할 예정이다.
페어차일드는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후발 주자지만 오히려 이를 장점으로 극대화할 계획이다. 톰슨 회장은 “전력반도체 시장에선 1위지만 모바일 시장은 후발 주자라는 점에서 고객을 위해 완전히 새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페어차일드는 조만간 20여개의 칩 부품을 통합한 토털 솔루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페어차일드는 자동차용 파워모듈(APM) 시장을 개척한 주역이다. 자동차 전력 관리를 위해 반도체 개별소자(디스크리트)나 기계 부품을 써왔지만 페어차일드가 처음 통합 솔루션을 내놓았다. 이후 이 분야 시장을 창출해 선두 기업이 됐다. 모바일 시장에도 같은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