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반도체 전문가가 회로 기술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의 깜빡임(flickering) 문제를 해결했다. 인체 유해성 논란을 안고 있는 깜빡임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자재 전문업체 상지과학의 이동원 이사는 교류 전원 LED 조명의 깜빡임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회로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특허를 출원 중으로, 이달 중 미국·일본 특허 출원 신청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깜빡임 현상은 교류 전원 LED 조명에 공급되는 전압·전류 변화로 빛의 밝기가 계속 달라지면서 발생한다. 미국 전기전자엔지니어협회(IEEE)는 가시적·비가시적 깜빡임이 광 민감성 발작이나 불안, 두통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이사는 교류구동 회로에 콘덴서(전하를 축적하는 회로소자)를 적용, 전기를 효율적으로 충·방전시켜 LED에 공급되는 전류가 일정해지도록 만들어 빛의 밝기 변화를 최소화했다. 회로기술 구현에 필요한 부품이 집적회로(IC), 콘덴서, 스위치 등에 불과해 제조 원가 부담도 적다.
개발한 회로기술은 깜빡임 정도를 나타내는 퍼센트 플리커(percent flicker) 수치를 10%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이 이사의 설명이다. 퍼센트 플리커 수치가 낮을수록 깜빡임이 적은 제품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교류전원 LED 조명은 거의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열등의 경우 10% 이하로 가시적인 깜박임이 거의 없으며, 형광등은 25~40% 수준이다.
실제 휴대폰 카메라로 회로기술을 적용한 LED 조명을 촬영한 결과 백열등과 비슷한 수준의 옅은 줄무늬가 나타났다. 카메라로 조명을 촬영할 경우 깜빡임 정도가 심할수록 짙은 줄무늬가 나타난다.
이 이사는 “퍼센트 플리커 수치가 10% 이하면 인체 유해성 문제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오는 5월까지는 국내 특허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신기술(NET) 인증 획득 후 국내 중견·중소 LED 기업과 특허 라이선스를 통한 협력으로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