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TV,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 보급형이 아닌 첨단 전자제품 시장에서도 올해 중화권(중국, 대만)의 존재감이 무겁다. CES2013에서 중국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까지 확보하며, 한국과 일본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 초고선명(UHD)TV는 비슷한 모습으로 공개돼, 한중일이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게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CES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기업은 중국의 하이센스다. 하이센스는 삼성전자나 LG전자에 필적할 만한 규모의 부스를 차렸다. 삼성이 전면에 내세운 110인치 UHD TV도 공개했다. 중국 TCL의 110인치 UHD는 색감이 다소 떨어져 보였지만, 하이센스의 110인치 UHD는 삼성전자 제품과 같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이센스는 LG전자가 먼저 치고 나간 구글 TV도 선보였으며, 미국 시장에서 1분기 내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카는 84인치와 65인치 UHD TV를, 창홍은 65인치 UHD TV를 전시했다. 중국 업체들은 미래 기술에도 자신감을 내비췄다. 콘카는 42인치 투명 LCD TV를, 하이얼은 눈동자를 인식해 채널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소개했다.
하이얼의 매튜 헤링 PR컨설턴트는 “하이얼은 중국 기업이지만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려고 한다”며 “이번 CES에서 스마트TV를 비롯한 스마트솔루션을 대거 공개한 이유”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중국 기세도 놀랍다. 중국 화웨이는 가장 먼저 6인치대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다. 6.1인치 화면을 탑재한 `어센드 메이트`를 선보이며, 6인치대를 선제 발표한 것이다. 중국 ZTE도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쿼드코어 프로세스를 적용한 스마트폰 `그랜드 S`를 선보였다.
일본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7일(현지시간) 소니에 이어 8일 파나소닉도 56인치 U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7일(현지시각) 소니가 깜짝 공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던 제품과 같은 크기·해상도의 제품이다. UHD OLED TV는 국내 OLED TV보다 해상도가 4배나 높다. 또, 파나소닉은 전문가용 UHD 스마트패드도 선보였다. 쯔가 사장은 이 OLED TV를 최첨단 기법인 프린팅 방식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몰락한 제국`으로 평가받던 일본 기업들이 CES2013에 칼을 간 것이다.
파나소닉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TV를 넘어선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정체된 TV 시장에 더 이상 안주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스마트 에너지 게이트웨이와 같은 홈 솔루션을 소개했으며, 이를 전기자동차용 솔루션으로 변환 중이라고 설명했다.
쯔가 사장은 “파나소닉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사람들의 삶 전반에 걸친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동안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던 파나소닉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년 기업 샤프도 CES2013에서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해 세계 처음으로 IGZO(인듐·갈륨·아연 산화물) 기판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한 샤프는 이번 전시회에서 IGZO를 다양한 크기 패널에 적용하며 전면에 내세웠다. UHD 해상도의 13.5인치 OLED, 31.5인치 UHD LCD 모니터, 6.1인치 LCD, 3.4인치 플렉시블 OLED 모두 IGZO 방식이다. IGZO는 박막트랜지스터의 전하이동도가 높아 저전력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풀HD보다 16배가 밝은 8K(7680×4320) 85인치 TV와 세계 최대 풀HD LCD인 90인치 TV도 선보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